불꽃축제와 내 발목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
회상_기획자 2편)
2007년인가 2008년인가 어느해인지 정확하진 않다.
내 고향 포항의 영일대 바닷가. (구 북부해수욕장) 무더운 한 여름
콘솔에서 무전이 날라 왔다!
콘솔: 치직~!
달빛 PD 저기 무대 앞 불꽃놀이 하시는 거 같은 데 가서 죄송한데 다른 데 가셔서 놀아달라 그렇게 전달해!
그리고, 안전요원들은 지금 저기에서 불꽃놀이하고 있는데, 뭐 하는 거야! 확인해!
달빛지기: 네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불꽃이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아니 뛰어갔다, 현장에서 걸어 다니면 혼났다 ㅎㅎ)
'안녕하세요. 죄송한데, 여기 곧 리허설이 진행될 예정이라, 불꽃놀이는 이 근처 말고 가이드라인 밖에서 다른 데서 해 주세요'라고 얘기를 하려고 몇 번을 기억했다.
나는 불과 이 일을 한 지 2년 차의 초짜 이벤트 PD 였는지라
전달할 이야기도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그곳으로 향했다.
엥~! 그곳엔 아무도 없었고, 마치 놀이용 분수 불꽃으로 보이는 조그마한
불이 모래 바닥에서 조금씩 피어나고 있었다.
달빛지기: 감독님, 여기 아무도 없습니다.
콘솔: 알겠고, 바닥에 불꽃 꺼라!
나는 그때, 서울에 올라와서 고시원 생활을 하다가 빙판에 쭐떡 미끄러져서 오른쪽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
인대가 끊어져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까지 이야기를 듣고 쩔뚝이 생활을 2개월 정도 할 때였다.
집이 영일대에서 불과 차로 5분 거리여서 전날 포항에 도착해, 부모님이랑 포항에 있는 정형외과도 한번 다녀왔었다. 이제 겨우 발 디디며 살짝 걸을 수 있는 상태였다.
인대 접합 수술을 하는 게 어떠냐는 의사 선생님과, 칼을 대면 안된다는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그저 내 발은 아프면 걱정거리가 되는 그런 발이었다.
그래도 이제 2년 차의 초짜 PD는 나름 힘껏 발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땅을 밝았고 당연히 꺼져야 할 불꽃은
이상하게 그대로였다.
콘솔: 치직~! 달빛 PD야! (솔직히 그냥 '야') 바닥에 불꽃 꺼라했는데! 뭐 하는 거야?! 왜 불이 아직 있어~!!!
달빛지기: 아! 죄송합니다. 바로 끄겠습니다!
포항에서는 해마다 서울 불꽃 축제처럼, 포항 불꽃 축제를 포스코와 포항시의 주최로 진행한다.
횟수로 그당시 우리회사에서 5회 모두의 행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 나는 왜 아픈 발을 이끌고 불꽃을 꺼야만 했는지를 지금부터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엄청 시계 밟았다, 체중을 실어서, 내 오른발이 아플 만큼 세계 밟았는데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콘솔: 치직~! 점마 뭐하니? 근처에 김대리 없어?
김대리: 예! 감독님! 제가 가보겠습니다.
김대리님이 오면 핀잔을 더 먹을 수 있다. 아프지만, 더 힘껏 밟자. 꺼지겠지.
아무리 밟아도 그 불꽃은 꺼지지 않았고 더 커지는 모습이었다.
콘솔에선 두 번의 큰 소리가 나고 나를 못 미더워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어이구~! 분수 불꽃도 하나 못 끄는 놈!
정신없이 밟고 있는데, 분수 불꽃이 위치한 모래 아래 먼가 모를 붉은 불덩이가 보였다.
밟으면 밟을수록 이제는 모레가 아래로 꺼져 갔고 용암처럼 생긴 불덩이가 보였다.
더 시계 밟어라는 콘솔의 나무람에 더 밟았지만, 내 오른 발목도 너무 아프고
용암처럼 생긴 불이 내 눈앞에 있어 조금씩 피해 가며 밟았다.
참고로 콘솔과 나와의 거리는 20M가 넘었다. 그 콘솔에서는 불꽃이 잘 보일 리 없었을 거라 장담한다.
김대리가 오기 전 꺼야 돼~! 마지막 수단으로 나는 내가 들고 있던 생수병을 부었다!!
그 순간 어떤 덩치 큰 아저씨가 육두문자와 함께 내 목덜미 뒤로 당기며(지금은 그분과 매우 친하다)
'합선이야~! 삐리리야~! 발전차 내려'라고 고성을 질렀고, 그 말과 동시에
리허설을 준비 중이던 무대의 음향과 조명과 특수효과, 영상이 일제히 꺼졌다.
(모래사장을 기준으로 약 200M 간격으로 무대 4 SET, 음향 4 SET, 조명 4 SET, LED 4 SET, 파이어댄스 4 SET가 약 1.5KM에 걸쳐 세팅되어있던 많은 전기가 발전차로부터 공급받는 대형 이벤트로 기억한다)
히융~!!! 턱! (전기가 꺼지고 LED, 음향이 내려가면 나는 특유의 소리)
말도 안 되게, 나는 약 3분간 전기를 죽어라 밟고 있었고,
하늘이 나를 도왔는지 그때 나는 긴바지에 고무로 된 신발을 신고 있었다.
약 3초간의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불덩이는 사라졌고.
나한테 육두문자를 날린 협력사분께서는 내 손을 붙잡의며 일으켜 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발전차 합선인데, 물을 부으시면 어떡합니까라고 정중히 사과했고, 이벤트에서 발전차의 존재를
그때 알았던 나로서는 머라고 대꾸할 말도 없었다. 그냥 기분이 나빴다. ㅎㅎ
후에 총감독 (그 당시 우리 회사 실장)님은 웃으면서 야~! 밟아도 안 죽어~!!!라고 얘기 했지만
지금 나는 100% 확실한다. 그때 참 운이 좋았다. 나의 목덜미를 당겨준 음향 감독님께 감사한다.
참고로 그때 흐른 전기는 350KW 발전차 6대 분량으로 기억한다. (나는 참 운이 좋았다)
그리고 전기배선을 다시 한 후에 본격적인 리허설을 시작했고
심장을 떨리게 하는 웅장한 음악과, 영상 그리고 그 소리에 맞추어 세계 4개국? (한화, 일본, 미국, 중국)의 불꽃의 향연은 비로소 시작되었다.
이것으로 온전히 잘~ 끝날 것만 같았던 불꽃 축제의 또 다른 기억은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2편에서 계속~
현장_기획자 2편)
※ 콘솔( F.O.H_ FRONT OF HOUSE):
방송, 이벤트에서 음향, 조명, 영상, 특효 등의 장비를 컨트롤하는 모든 기기들이 모여 있는 공간.
주로, 무대를 배경으로 무대 정면 끝에 위치하는 게 일반적이나, 상황에 따라 이동하여 설치
일반적으로 가운데는 연출 감독 그를 중심으로 좌나 우로 음향감독
(음향감독은 최대한 센터로 준다. 항시 음향의 발렌스를 체크하기 위해)
음향감독이 우면, 영상감독은 좌다. 이유 간단하다.
음향과 영상 PLAY가 연출의 핵심이니, 연출 감독 좌우에 둔다
여기에 음악감독이라는 분도 계신데, 이분이 계시면, 음향감독보다 연출이랑 가깝다.
왜냐하면 음악감독이 있으면 그분이 음악을 튼다.
영상 감독보다 더 가깝게 앉는 분은 이벤트사의 직원이 PPT나 PC를 사용하여 영상팀의 콘솔과 연결되었을
경우다. 늘 연결되어 있다. 내 왼쪽에는 우리 직원이 늘 있다.
그 후, 조명 콘솔이 들어오고, 계속 연출 감독과는 멀어진다. 전식이 들어오고, 특수효과가 들어오고,
중계가 들어온다. 나는 보통 중계와 전식을 맨 옆으로 빼놓는다. 그 분야가 안 중요한 게 아니라
충분히 인터컴으로 상황이 파악되기에
지금 나오는 모든 연출 분야는 다음에 더욱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겠다.
이벤트에서 전기의 확인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간혹 이벤트에서 전기 문제로 잘 진행하던 행사의 음향이 나가고, 영상이 떨어지고 하는데
기본 행사장의 전기 용량이 딸려서 벌어지는 일도 꽤 많다.
기획자 (행사 PM)의 역량 부족일 수 있겠고, 대충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판단일수 있다.
그래서 그 행사장이 가진 전기가 딸릴 경우 또는 아예 없을 경우 발전차를 사용한다.
대형 행사의 경우 (BH 대통령 행사 등) UPS, ATS와 같은 장비로
전기가 떨어지더라도 바로 SECOND 백업으로
전기가 이어 지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더욱 자세히 기록하겠다.
※ 그렇다면, 왜 그때 모래사장에서 불덩이처럼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그 당시 나는 무대를 둘러보았다가 모든 전기 라인이 파도가 밀어 치는 무대 뒤에 그대로 노출되어 물에 잠긴 모습을 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소스라치게 놀랄 일인데. 동해안에서도 시간대별로 물이 들어오는 정도가 다름을 알아야 한다. 최소 물이 들어오는 곳에서 5M 이상의 거리를 두고 무대 세팅을 했어야 했지만, 아마도
수용인원 때문에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진행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한다. 10년이 훨씬 지난일이이고
정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그땐 내가 너무 어렸고, 잘 몰랐다. 지금 그때를 돌아보며 ㅎㅎ 추측만 할 따름.
아무런 사고는 없었고, 이런 추억을 만들어 주었기에 그 당시 나의 선배들 하고 지금도 연락한다.
현재_기획자 2편)
오늘은 코로나가 수도권에서 2.5단계로 상승되었다.
이 애기는 수도권에서 2020.12.7일 이후 현재 이벤트는 더 이상 할 수 없다.
모든 이벤트는 취소되었고, 언제 할 수 있을지 장담 못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정부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코로나가 잘못했다.
그렇게 수많은 이벤트 관련 협력사들과 기획사들은 오늘도 버티고, 버티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전시, 컨벤션, 이벤트 선배님, 동료님, 후배님 힘내세요~!!
FROM MOON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