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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Apr 17. 2024

보호자가 된 아들

오전 10시 50분.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에 찬 물을 빼러 시술장으로 들어갔다. 보호자였던 아버지가 이제는 보호를 받아야 하는 다. 실에 누워있는 아버지 옆에서 호자 출입증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 왔다. 시술장으로 향하는 복도가 이렇게 적막할 수 있을까. 몇 개의 문을 지니 긴 복도가 펼쳐졌다. 마도 세상에서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길일 것이다. 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 머리맡만 보고 다. 돌아갈 길이 떠오르지 않는다. 미로처럼 여러 갈래 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복실 앞 대기자실에 도착했다. 먼저 온 다른 환자의 보호자가 시술이 잘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시술장으로 오는 길 내내  아무 말없었다. 천장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만 끔벅거렸다. 지금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버지의 손도 못 잡아 드렸다. 잘 다녀오라는 말도 하지 못했다. 오늘따라 아버지가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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