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착각

by 스윗제니

나를 포함한 경력단절여성들은 대부분 '다시'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우리의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육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애가 마음에 걸려서 일을 아예 놔버리는 수준까지의 결정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격증도 새로 따라고 하고, 일자리도 알선해준다고 한다.

애 없을 때 자격증이 없어서 일 못했던 게 아니잖아?
일자리는 원래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거든?
작정하고 이력서 돌리면 경력단절 조금 되었더라도 어딘가엔 결국 취직할 수 있다.
우리를 무능력한 아줌마 취급하지는 말아주길.

우리는 재취업을 원하는 게 아닐 지도 모른다.
경력단절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면 애초에 퇴사를 안했을 것이니까.
육아휴직 1년 쓰고, 2년만 시터를 쓰건 어찌어찌해서 잘 버티면 36개월 이후부터는 안심하고 어린이집 종일반 생활을 시작해서 계속 일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싫었던 거다.
어린이집 종일반이 불안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종일반도 감당못할 정도로 더 오래 일해야만 했던 사람들이거나.

우리는 2년 공백 때문에 퇴사를 한 게 아니다.
애초에 2년 공백을 생각했다면 이악물고 버텨서 36개월 이후부터 죽 커리어를 이어나갔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새 직업이다.

해가 떠있을 때, 4시 이전에 집에 돌아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직업, 일자리.
집에서 일할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
일주일에 몇번만 나갔다 올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다.

강압적 고용 형태는 뭔가 불편하다.
사정이 생겨서 몇일~몇달 휴직을 해야할 때 고용주가 안된다고 하면,
아이를 희생시켜야 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퇴사를 해야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러긴 싫다.

그런데, 대한민국 천지에 그런 직업이 있을까?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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