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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 아 무개 Jun 13. 2020

긴긴 터널 속으로

그리고 높디높은 하늘 위로



#1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터널을 들여다본 적 있는가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내 눈동자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그 기분을
너는 아는가

눈을 돌려 하늘에게 묻는다
마주하기 따가워
애써 책으로 해를 가린다
그리고 그 책 속에 얼굴을 파묻고
팔을 책 위로 올린다
따뜻하다
온갖 따스한 기운은 너가 다 가져가는구나
아 느껴진다
내 몸 온 구석구석으로
빛이 스며들어 오고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닫는다
아무런 색채를 띠지도
보이지도 않는 내게
빛을 부여하는 너의 존재를.


#2

하늘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누가 찢어 던져버린 솜사탕 뭉치가
눈 앞에 아른거린다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누가 다 먹어버렸는지
다 다 다 다 걷히고
어렴풋이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난 걸음을 옮겨 그 자리를 뜬다.



찬 기운보다 따뜻한 기운이

더 많이 스쳐 지나갈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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