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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 Mar 19. 2023

day36. 빨간색, 빨간

#36일차

아이에게 좋아하는 색을 물어보면 여러가지 색을 이야기 하다가 요즘은 꼭 빨간색이라고 말한다.

아기상어를 좋아해서 노란색도 좋아하고 타요를 좋아해서 파란색도 좋아하는데 요즘은 유독 빨간색이다.

넘버블럭스에서 '1'이 빨간색이다.

좋아하는 딸기, 사과도 빨간색이다.

그러려니 했는데, 요즘 옷과 신발도 빨간색을 원한다.

부분부분 빨강 무늬가 있는것은 싫고 분홍색, 다홍색, 주황색도 싫단다. 새빨간색을 원한다.

우리집에 있는 새빨간 옷이라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입히려고 사둔 빨간 미니마우스 그림이 그려진 기모원피스밖에 없다. 신발은 후배에게 물려받은 구두 한켤레가 빨간색이다.

이 두가지 조합이 요즘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등원룩이다. 

그런데... 요즘 낮 기온이 20도에 이르고 있다.

유치원에서는 체육수업도 있다.

그런데 기모 원피스에 구두라니.

아이가 늘 편한옷만 찾고 치마는 싫어하고 신발도 꽂혀있는 운동화만 신길래 그런것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 보니 천상 여자애기다. 

원피스에 구두라니......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너의 취향이니 이해한다.

조금 덥더라도 추운것 보단 나으니 기분좋게 입혀 보낸다.

어제밤엔 오늘 입을거라고 빨간 기모원피스를 소중하게 정리해둔 아이를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 취향이 있다는 것은 아주 마음이 따뜻한 일이니까.

- 보라색을 아주 좋아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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