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팀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협업툴 도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지난 글에서 이 이유들 중 '도입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 해당하는 문제들을 못과 망치에 비유하여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팀의 구성원이 협업툴을 사용하기 짜증 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심각성이 드러나진 않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적절한 규칙과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면 결국 도입한 협업 프로세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협업툴 자체보다는 팀의 분위기를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에게 경험은 소중한 재산입니다. 특히 새로운 선택을 할 때 과거의 경험은 좋은 참고자료가 됩니다. 협업툴을 도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누군가 협업툴이 매력적이라 말해도, 팀 내에 협업툴 도입 실패의 경험이 있다면 크게 공감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두 번 실패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좋지 않은 분위기에도 협업툴 도입을 성공하고자 한다면, 몇 가지 전략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리더가 총대를 메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 물론 리더가 평소 행동한 바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겠지만, 누군가 책임지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구성원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책임자도 유무도 중요하지만, '방향성'과 '용이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팀원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먼저 방향성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앞 글의 내용과 관련 있습니다. 즉 이 협업툴이 왜 필요한지, 어디에 도입해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향성이 주어졌을 때 비로소 팀원도 그 맥락에 따라 스스로 협업 프로세스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용이성'은 어렵지 않다는 어필입니다. 맨땅에 헤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기술지원, 튜토리얼, 템플릿, 전문가 등의 존재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요즘은 특히 팀 내에서 '불합리하다'라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감정은 관리자나 리더를 보며 생길 수 있습니다. 가령 "같이 하기로 했는데 나만 일한다."라고 느끼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 경우 양쪽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더가 꼰대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세대차이에 의한 소통 미스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더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리더가 꼰대에 가까운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리자가 리더가 참여하지 않아 팀원이 '불합리하다'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케이스는 '메신저에만 나타나는 팀장의 경우'입니다.
메신저는 소통의 역할로서 중요하지만 팀에서 다른 협업툴도 사용한다면 그 협업툴만의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령 구글드라이브는 자료 저장용으로 사용합니다. 따러서 팀에서 이런 규칙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완성된 파일은 프로젝트별로 구분하여 업로드하여 보관한다.' 이때 문제의 팀장은 규칙과 상관없이 메신저에만 나타납니다. 본인이 작성한 문서도 구글드라이브에 올려야 할 것인데, 메신저에만 공유하고 끝냅니다. 누가 정리하라는 뜻일까요?
협업 프로세스는 모두가 같은 규칙으로 참여해야 힘을 발휘합니다. 공장에 자동화 라인을 구축했는데, 한쪽에서 여전히 잔뜩 예외처리를 하고 있다면 자동화가 완료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 팀장이라는 예외처리를 담당하더라도 팀 내 협업 프로세스는 돌아갑니다. 하지만 협업 프로세스를 관리감독할 팀장이 빠져있는데, 그 프로세스가 과연 의미가 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높을지는 의문입니다.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는 협업 프로세스는 다른 구성원의 동기만 약화시킬 뿐입니다.
협업 프로세스에서 팀장의 태도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팀의 구성원의 행동이나 습관도 문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불친절' 다른 팀원의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며 협업툴이 불편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커뮤니케이션 미스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쌓이다 보면 만들어놓은 협업툴과 규칙을 사용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많은 것을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연스럽게 해당 협업툴은 힘을 잃게 됩니다.
2가지 유형과 간단한 해결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유형은 '협업툴 사용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한 멤버를 배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이 또는 성별과는 관계없이 무언가 익숙해지는데 빠른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정 구성원이 느리게 익숙해진다고 부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적절한 가이드와 배려가 주어졌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누군가 쉽게 던진 한마디의 방법을 찾기 위해 한 시간을 헤매는 팀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관리자나 리더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생각할 부분입니다. 이 문제는 집단지성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거창하지만은 않습니다. 각자의 업무가 바쁘다고 하여 '나는 익숙해졌으니 괜찮겠지!'라고 하기 전에 주위의 팀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협업툴 도입에 대한 별도의 토픽방을 생성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조용히 업무를 진행하고 드러내지 않는 것'입니다. 협업 프로세스와 규칙이 완벽한지 여부를 떠나서, 온라인 소통에서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방지하기 위한 이중체크는 항상 중요합니다. 특히 나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가 커뮤니케이션 누락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협업툴을 처음 도입하는 경우, 알람을 받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알람이 왔는지도 모르고 넘기거나 알람이 왔어도 어디를 가리키는지 헷갈립니다.
조금 더 친절하게 다음 담당자에게 알려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절대 '협업툴의 알람 기능이면 충분히 전달받았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메신저 등을 통해 한번 더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야기할 때도 "저 다 했습니다~:)"만 남기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파일을 어디에 업로드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방지합니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