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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J Jun 11. 2024

그동안 있었던 일

엉덩이를 붙일 새 없이 지나간 지난 한 달.

막내의 첫 영성체 행사, 그리고 콘세르바투아의 공연 하나, 큰아들의 대학합격, 한글학교 종강, 나의 대학기말고사 등등 숨 돌릴 틈 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중이다.

막내는 지난 5월 26일에 학교 근처의 유서 깊은 중세 성당에서 학교친구들과 첫 영성체 미사를 했고, 축하해 주기 위해 온 우리 친구들과 함께 우리 사는 도시 근처 대학교 어소시에이션에서 약소하게 점심식사를 했다. 우리는 지난 십 년간 아이가 무탈하게 자라온 것, 외국에서 우리가 이나마 삶을 온건하게 꾸릴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치렀다. 그다음 주 금요일에 아이가 다니고 있는 콘세르바투아의 공연이 콘세르바투아 전용극장에서 있었다. 확실히 눈에 띄는 우리 아이, 본인이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효능감을 온몸으로 발산하는 자녀를 보는 것은 확실히 은총이다. 문제는 그 '재능'이 '전국구'로 통할 수준인지는 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요즈음은 유럽의 대학입학사정기간으로 지난 4월에 지원했던 대학들에게서 연락이 오는 기간이다. 큰아이는 파리의 대학에서 합격통지를 받았다. 아직 6월 중순에 있을 바깔로레아 시험이 남아있지만, 확실히 부담의 하중이 내려갔다. 하지만 산 넘어 산, 아이의 대학 기숙사 신청은 마감이 지났고, 다급해진 나는 여러 군데 부탁전화를 돌려야만 했다.(아직 확정을 짓지는 못했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으로 하나를 찾은 것 같다) 와중에 큰아이는 지난 12년 동안의 학업을 마무리 짓고, 졸업식을 겸한 프롬파티에 나가서 친구들과 그룹사운드를 만들어 공연도 했다. 옆에서 보기에도 이 아이는 고등학교 생활의 알찬 마무리를 하는 것 같았다. 이제 온전히 바깔로레아만 남았다. 

그 밖에 나의 대학 기말고사는 무사히( 그러니까 하나도 누락하지 않고 시간 맞추어 시험을 보았다는 점에서) 지나갔다. 자녀들의 일에 비하면 그 중함이 훨씬 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지난 토요일 우리 한글학교는 무사히 종강을 했다. 지난 일 년 간 이런저런 일이 있었으나 학교도 나도 잘 버텨주었다. 내가 이 한글학교를 시작하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넘친다고 생각하니, 신경줄 잡아당겼던 일들도 모두 용서가 된다. 그저 감사하다.

앞으로 남은 일들은, 일단 이번 주말에 있을 한국요리 특별수업. 총 17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진행하는 '김밥' 클래스. 내일부터 장을 보고 준비해야 한다.  

오늘 아침 수업에 E와 얘기하면서 나의 스케줄을 들려주니, E 왈, 세상에 선생님은 지루할 틈이 없겠어요! 했더라는.  나의 꿈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에 있는 바캉스 빌라에 한 달간 늘어지게 쉬는 것. 진짜 세상 지루하게. 먹고 책 읽다가 자고 그걸 무한 반복하는. 그런데 과연 그런 날이 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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