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다.
한 때 몇 시간씩 부대껴 공부하고,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고 파티를 했어도
그중 대부분은 올해가 지나고 나면 살면서 엄청난 우연이 닿지 않는 한 다시 평생 볼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굳이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서로 한때 인연이 되었다가 연이 다하면 떠나간다.
각자의 인생 길이 너무 다 다르기에, 한 사람이 인생에서 담을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그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라 내가 담을 수 있는 그 길에 그 사람이 계속 서있느냐에 따라 인연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이렇게 스쳐가는 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헤어짐을 슬퍼하지 않게 되었다.
올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대가 없이 도움을 주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이유 없는 사랑을 받으면서 나 또한 바라는 것 없이 사랑을 베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벌써 2021년이 다 갔다.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가끔은 너무 무섭고 숨이 턱턱 막힌다.
머지않은 미래에 나와 같은 비전을 가진, 인생길을 같이 걸어가고 싶은 그런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나는 서로의 삶을 공유할 동지가 있을 때,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 더 행복하다.
연은 다 했지만 무던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내게 특별했던 사람들은 그렇다.
구태여 매듭 지으려 노력했던 지난 나의 시간들이 무색하게 약간의 자극만으로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따끔하고 찌릿하게 저려온다. 뜨거운 눈물이, 감정이 팡하고 터진다.
뿌리가 깊어서 그렇지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면 그 또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