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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은 Nov 03. 2024

MZ인데 그 감성을 모르겠어요.

[Essay] MZ인데 뭔가 이상해요.

[1] 삼성의 YEPP K3, COWON D2

 초등학교 6학년 때 나의 첫 MP3로 아버지께 선물을 받았다. 자랑거리를 만들어주시는 아버지가 아닌 많은걸 경험을 해주고 싶었던 아버지였다. 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으면 나는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보다는 크기가 작은 제품 속에서 노래가 들리는 것이 신기하며 계속 만져보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다.

 노래만 듣는 것보다 동영상도 넣어 다닐 수 있는 MP3를 갖고 싶다고 했었을 때 나중에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선물로 주겠다고 하셨는데 중학교 1학년 때 COWON의 D2를 선물로 받고 플래쉬 게임도 넣어서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정말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었다. 당시 핸드폰은 없었지만 MP3와 PMP를 경험하면서 전자기기를 만져보는 것이 세상 제일 재미있었다.


[2]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걸

 고등학교 2학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맞으면서 숙제 검사를 받았었다. 하지만 맞는다는 것이 일방적으로 맞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나의 잘못을 지적하며 맞았기 때문에 반박을 하지 않았었다. 너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ㅋㅋㅋㅋ 오히려 맞으면서 공부를 해서 그랬을까? 선생님들이 자주 생각나고 보고싶을 때가 있었고 칭찬을 받기 위해서 숙제를 했었던 학창시절이 있었다.

 학생 때 너무 보수적이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보수적인 아버지에게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을 꾸준히 들어왔다. 포기가 빨랐던 나의 학창시절에 아버지께서는 그래도 1년 바짝 해보고 하기 싫으면 하지마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공부라면 공부, 음악이라면 음악, 운동이라면 운동 등 여러 학원까지 다니게 하시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적극 지원을 해주셨다. 우리집은 그렇게 부유한 집은 아니었지만 자식이 해보겠다고 하면 중고물품을 팔아서라도 지원해주셨다. 그런 도우심 덕분이었을까 꾸준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발전도 했었다. 그래서 뭘 하던 1년 이상은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금은 그것이 일이 되었던, 알바가 되었던, 독서가 되었던 많은 나의 영역에 그 생각들이 자리 잡혀있다.


[3] MZ세대이지만 이 감성을 잘 모르겠어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둘다 경험한 우리 90년대생들은 참 많은 것이 어렵다. 솔직히 무선 이어폰 너무 편하기는 하지만 줄이어폰과 헤드셋의 편함도 있었다...ㅋㅋ Z세대와 a(알파)세대의 인플루언서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좋은 것들이 참 많은데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요즘 학생들에게 말을 해보면 왜 그렇게 구닥다리냐고 물어본다. 

젊꼰대

 최근에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말이었다.

내가 배워왔던 방식과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말하면 왜 그렇게 꼰대처럼 행동하냐고 말을 했었다. 나는 20살 때 대학가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정말 많이 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정말 힘들었고 부조리가 남아있었던 대학의 문화 때문에 현타도 많이 터졌었는데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후배들이 삼촌이라고 부른다..ㅋㅋ 21살 때는 해외에서 1년간 고생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오고 눈물도 엄청 많이 흘리고 돌아왔었다 하니까 왜 그런 고생을 굳이 하는거냐고 말한다.. 그리고 23살 때 조금은 느리게 군대를 다녀왔었는데 뭐 하느라 그때 갔냐고 오히려 나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었다.

 내가 지내온 시간을 뭐라 하는 것에 놀라는 것보다도 보통 이 나이대라면 이런 저런 것들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어안이 벙벙하다. 그래서 나는 어른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그나마 재미있게 말이 통하기도 한다...ㅋㅋㅋㅋㅋ


 "어차피 다같이 나이 드는데 10살 정도는 친구가 된다" 어른들의 말씀 중 단골 멘트이지만 아래로는 아직 곰감이 되지 않는다. 교사의 자리에 있어서 그런지 학생과 교사로만 여전히 느껴지지만 위로 12살까지는 친구가 좀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3] 브릿지

 구시대와 신시대 중간에 있는 우리 80년대 후반생과 90년대생들은 모든 감성이 어렵다.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맞다고 생각드는 것이 많고, 어린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것도 맞다고 생각이 드는 것도 많다. 우리 세대는 과연 어떤 세대가 되어야 하는걸까 생각을 항상 한다. 

MZ세대는 정말 어렵다, a(알파)세대 or 잼민이 라는 말은 세대간 많은 갈등을 가지고 왔었다.

우리 중간 세대가 세대와 세대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어서 가장 힘들어 하고 있는 세대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세대와 세대간 갈등을 일어나는 것을 중화시키기 위해 우리 세대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하필 코로나로 인해 세대와 세대간 많은 오해들이 쌓이게 된 것 같은데 나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지금 교사의 자리와 책임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참된 진리 속에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시대가 어떻든 시대를 탓하지 않고, 세대들을 탓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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