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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할수없는비밀>:네가 있는 곳으로

[영화리뷰]

by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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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튼토마토 86, IMDb 7.5, 왓챠 4.0, 네이버 9점대

아마 대한민국에서 피아노 열풍을 만들어 주었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노다메칸타빌레와 더불어 눈과 귀를 음악으로 충분히 적셔주었던 <말할수없는비밀>이다.


[1] 그 장소에 네가 있었기 때문에 사랑해.


불타는 사랑, 지속적인 사랑, 헌신, 희생 등 사랑을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을 어른인줄 알았던 22살 처음 경험했었다. 나에게 불타는 모습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지속적이지 않으며 헌신과 희생을 찾아볼 수 없었던 나에게 지속적이고 헌신과 희생 그리고 불 타는 마음을 처음 경험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 경험하는 사랑이란 감정이라 생각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생각도 못한 인물이 전혀 생각도 못했던 장소에서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시작했었다.

<말할수없는비밀>도 예상 못한 장소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그곳에 오면서 주인공들의 시간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정말 따뜻한 영상들로 예쁜 사랑, 아름다운 사랑보다 두 사람에게 집중되는 모습이 영화에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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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아가는 이 영화는 한 공간 안에 남녀 두 사람이 있다는 특별함으로 보여준다. 작은 공간에 갇혀있는 두 사람이 아닌 작은 공간으로부터 시작되는 두 남녀만의 이야기들을 점점 넓은 배경으로 남녀의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간다. 피아노 한대가 있었던 작았던 연습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지는 만큼 교실과 학교 그리고 삶으로 확장되어지는 것을 찾는 재미가 있다.


[2] 피아노 배틀 : 너를 만나러 가는 중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피아노배틀이다. 소중한 악보 하나를 얻기 위해 남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위한 헌신을 하게 된다. 앞서 한 장소에서 두 남녀가 만나게 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의 마음 속으로 찾아가는 스윗(?)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남녀 서로가 한 장소를 향해 걸어가 만나게 되었지만 이제는 방향이 남주가 여주에게로 가는 방향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를 중학교 2학년~3학년 때 처음 보고,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주변에서는 "말할수없는비밀 연주해줘"라며 학교, 학원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는 피아노배틀에서 나온 쇼팽 흑건 뿐이었다. 마치 피아노를 취미로 시작할 때 <키쿠지로의 여름> Summer로 시작하듯 Summer 다음으로 항상쇼팽의 흑건이었다. 하지만 피아노 전공을 준비하는 실기생들만 흑건을 정확하게 전부 연주 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10마디는 연주했었을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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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밀 : 어디야?


Secret이라는 곡이 등장하면서 남녀의 방향은 우왕자왕하게 된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지만 함께 보낼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서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닌 말을 아끼는 장면들이 나오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답답한 마음을 주기만 한다. 하지만 말을 아끼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집에 갈 때 빨리 쳐야해"라는 여주인공의 말을 통해 복선을 알려주지만 남주인공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후 남주인공이 이 말에 대해서 알게 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여주인공의 비밀이 무엇이었는지 이해를 하게되는 장면을 보면... 함께 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세세하게 알아주었으면 하는 여자와 빨리 알려주었으면 하는 남자, 알려주고 싶지만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확실한 미래를 알고 있는 여자와 불확실하지만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길 원하는 남자.. 서로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서로의 방향을 찾을 수 없을 때 남자는 여자의 방향만을 생각하며 자신의 방향과 사랑하는 사람의 방향을 하나로 끝내 맞추게 된다.


짧은 시간에 남녀의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끝내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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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음악 : 네 비밀을 알고 싶어.


영화의 연탄곡을 통해 전체적인 빌드업이 이루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하는 귀여운 장면으로 표현이 된다. <말할수없는비밀>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면서 재미있는 장면으로 생각한다. 연인으로 발전하기 위한 스파크가 여기부터 아니었을까..ㅋㅋㅋㅋ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하며 더 깊은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은 남녀의 암묵적 행동에 이 장면을 너무 재미있게 봤었다.

<말할수없는비밀>의 큰 포인트는 배우들의 감정선들을 음악으로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1차원적으로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 배우들의 감정을 너무 똑 닮은 피아노 연주들이 이 영화의 큰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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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무리 : 나는 너, 너는 나


개인적으로 대만 영화를 좋아한다. 왜 대만은 이런 간질간질한 영화를 이토록 잘 만드는 것인가... 지금은 로멘스나 이런 간질간질한 영화를 보면 살짝 오글거리는 시간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옛날 영화의 이런 감성과 색감을 정말 좋아한다.

<말할수없는비밀>은 남녀가 느낄만한 감정들을 영화 안에 잘 넣은 느낌이다. 계륜미의 저 메롱하는 모습은 캡쳐해서 당시 많은 사람들의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가 사람들에게 간질간질한 사랑을 잘 표현해서 그 감정을 간직하고 싶었던 마음이 아닐까.


사랑, 우정으로 감정을 나눈다는 것은 한쪽이 희생하는 것이 아닌 함께 헌신해야만 비로소 하나가 된다. 일방적인 방향은 절대적으로 없다. 아무리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관계라 하더라도 더 특별한 감정으로 시작하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만 더 특별한 다른 무언가가 시작된다. 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말을 해야 하며, 용기를 내어 그 말에 자세히 듣고 반응을 해주어야 서로의 시간이 같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용기내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그 특별함이 시작할 수 있는 장소로 가야한다. 주변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선택과 사항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시간과 장소에 "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감정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의미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떠한 의미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의미 없기 때문에 뭐할지 모르겠다 말하는 것보다 어떤 의미를 만들어갈지 너무 궁금하다는 말이 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P.S]

한국 배우들로 <말할수없는비밀>이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얼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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