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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옷

[Essay] 나는 과학자에서 목사가 되련다

by 한은

[10] 진짜 좋아하는 일


드디어 연구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연구실에 있을 때도 계속 밖에 나가고 싶었고, 햇빛을 맞으러 가자며 연구실 선배들에게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었다. 내가 공부했던 분야의 연구를 즐겁게 했었지만 나는 연구원 기질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하루종일 앉아서 분석하고, 실험하는 일과 그 축축한 느낌의 실험실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분석 기계를 돌려놓고 나는 밖에 나와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연구실 선배들에게 엄청 혼을 나기도 했었다.


학생들이 나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지, 미래 지향적인 공부를 하고 일에 투자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본다. 그 생각의 기준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돈이라면 미래지향적인걸 하라 말하고, 기준이 배우고 싶었던 공부라 말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말한다. 전공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대학에서 배웠던 전공을 기반으로 배웠던 것을 어떠한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나눠주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있지만 내가 배웠던 공부들을 토대로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줄 때도 있었지만 여러 실험을 통해 성경 메세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하고 싶었던 것을 나만의 방법으로 하고 있으니 매일 즐겁다. 즐겁지 않고 어려울 때도 더 많았지만 내가 해야만 했던 일을 하고 있으니 드디어 내가 입어야 했던 옷을 찾은 것 같아서 새로운 즐거움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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