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견디는 한 가지 방법
<검은 새>
이수지 글.그림 | 2007 | 천둥거인
이수지 작가는 그림책계의 여왕(?)이죠.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애정 하는 그림책.
외로운 존재를 지켜주는 한 가지
아이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다투는 중이시네요.
하지만 아이는 왜 다투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럴 때 아이는, 어떤 존재는 많이 외롭습니다.
눈물이 '뚝' 떨어질 듯합니다.
사실 저는 이 장면에서 울컥하더군요.
어느 날의 제 모습 같아서요. 그리고 그 모습은 과거형이 아니라 언제든 불쑥불쑥 나타나는 현실이 되어버리는 그런 모습이니까요.
외로움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고요하고 평화로운 외로움을 좋아합니다. 전.
누구나 그럴까요? ㅎㅎ
무튼, 그런 아이는 '날기'를 희망합니다.
희망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견디는 막강한 힘을 가졌지요.
검은 새를 만납니다.
그리고....
이 느낌은 어떤 걸까요?
새를 타고 나는 기분.. 상상만으로도 벅차게 행복하네요.
아이는 비밀이 생겼습니다.
이제 아이는 부모님이 자기도 모르는 언어로 싸우셔도 크게 상관없을지 모르죠. 아닐 수도 있구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이는 마음속 한켠에 '행복'이라는 작은 공간이 생겼다는 거죠.
그 비밀이 아이를 잘 지켜줄 겁니다.
외로울 수 있어 다행이다
나는 외로움을 유난히 많이 탑니다. 하지만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존재는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건 아마도 '존재'에 대해 무언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감을 잡았다는 얘기가 될 겁니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많은 사유의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건 결코 길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끔찍합니다. ㅎㅎ
(제가 말하는 '생각'이라는 게 뭔지 아마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렴풋이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외로움이란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다만 제게 아직 이 그림책에서처럼 '환상적인 비밀'이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상상력의 부재겠지요. 아니 늘 상상은 하는데 이런 강력한 이미지를 갖지 못했습니다.
좀 더 외로워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