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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키키 Apr 20. 2020

꽈리고추 삼겹살 볶음

요리도 유연하게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다. 과거와 같은 이념 논쟁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 듯하다. 시대와 환경이 바뀌면 그에 따라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당은 좌파-우파로 무 자르듯이 딱 잘라질 수 없다. 각각의 현안 별로 이럴 땐 오른쪽, 저럴 땐 왼쪽으로 스텐스가 유연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유연하게(?) 미리 사전투표를 하여 오늘은 여유 있게 집에서 쉬며 요리를 할 수 있었다. 마침 아내가 반찬을 한다고 꽈리고추를 사놓은 게 있어서 유연하게(?) 꽈리고추가 들어가는 꽈리고추 삼겹살 볶음을 한 번 해봤다.  


재료를 먼저 손질한다. 삼겹살(600g)은 1.5cm 정도로 자른다. 꽈리고추(20개)는 2cm, 대파(2/3컵)와 청양고추 (3개)는 0.2cm로 잘라 준다. 삼겹살을 노릇하게 볶아준다. 반 정도 익었다 싶을 때 대파를 넣고 볶아준다. 완전히 다 익었다 싶을 때 간 마늘(2큰술) 황설탕(3큰술)을 넣고 계속 볶아준다. 재료를 한쪽으로 몰고 기름이 모인 곳에 진간장 (1/3컵)을 넣고 튀기 듯이 볶아준다. 삼겹살에 간장의 향이 입혀질 수 있게 골고루 섞으면서 눌리듯이 볶아준다. 마지막으로 꽈리고추와 청양고추를 넣고 고추 향이 올라올 정도만 볶아주면 끝.   



고추 향이 잘 올라와서 일단 합격이었다. 비주얼도 괜찮았다. 검은 간장 조림의 삼겹살 색과 녹색의 꽈리고추 색갈이 잘 어울렸다. 맛을 봤는데 이럴 수가. 짰다. 어느 정도 짜게 먹는 내가 느끼기에도 짰다. 아내는 밥이랑 먹으면 된다고 위로를 해줬다. 백 선생님의 레시피대로 간장을 넣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하며 아이를 보는데 삼겹살을 잘 먹고 있었다. 맞다! 아이가 먹기에 매울 것 같아서 150g  정도는 미리 빼놨었다. 1/4 정도의 메인 재료가 빠지는 것인데 간장은 레시피에 적힌 그대로 썼던 것이다. 빠진 고기만큼 진간장도 1/3컵이 아닌 1/4컵을 썼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 정도로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했을 줄이야. 고봉밥과 함께 짜게 만든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요리를 할 때도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혀 속까지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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