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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키키 Mar 26. 2020

자기 계발서는 이제 그만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요즘은 거의 읽지 않지만 한때는 자기 계발서에 빠진 적이 있었다. 20대는 뭐를 해야 한다는 책들, 열정에 기름을 부어야 한다는 책들. 읽으면서는 내가 한없이 부족해 보이고, 다 읽고 나면 뭔가 의욕이 생기지만 그리 오래가는 않았다. 뭐라도 나가서 하라고 닦달하는 책들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해본 것 같지만 여전히 내 것이 된 것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이런 자기 계발서 우리를 가만 두지 않게 할까? 


출처: 알라딘



얼마 전 읽어본 <신경 끄기의 기술> 책 역시 자기 계발서 류의 책인데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뭘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기 계발서의 특징 중에 하나는 메시지가 확실하다는 점이다. 자기 계발서는 목차만 읽어보면 대충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만약 목차를 읽어도 이해가 안 간다면 과감하게 책을 덮는 게 낫다. 그런 책은 책을 다 읽어도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메시지가 분명하다. 친절하게도 책 중간쯤에 요약정리가 되어있다.  


1. 내 삶에 강한 책임을 가진다. 

2.  믿음을 맹신하지 마라 

3.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4. 거절을 잘하고 상대방의 거절도 잘 받아들여라 

5.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명심해라


오랜 시간 블로그 활동으로 단련되어 여느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게 가볍고 유머스럽게 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저자의 다섯 가지 주제는 결국 마지막 하나의 주제로 압축된다. 우리는 언젠가 죽기 때문에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 20대에는 이것을 해야 되고, 30대에는 저것을 해야 하는 시중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책이다. 


내가 자기 계발서를 읽었던 이유는 불안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20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불안을 달래기 위해 자기 개발서를 읽었던 것 같다. 늘 불안하고, 서투르고 조급한 20대에게는 오히려 이런 책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고 난 결론이 하나 있다. 책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썩 괜찮은 책에 속한다. 왜냐면 저자는'성공' , '좋은 인생' '화목한 가정' 이 아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이 쓰인다면, 이를테면 전 남자 친구의 페이스북에 새로 올라온 사진, TV 리모컨 건전지의 수명, 원플러스 원 행사를 연달아 놓쳐 손 세정제를 못 한 일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면, 당신 인생에는 신경 쓸 가치가 있는 그럴듯한 일이 없는 거다. 이것이 진짜 문제다. 손 세정제나 TV 리모컨이 아니라.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 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또 다른 것을 알게 되면 약간 덜 틀린 것에서 그보다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의미 있고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수많은 선택지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즉 자유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를 선택해 몰입해야 한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믿음, 하나의 사람을 말이다. 


감정과 행동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즉 누가 무엇에 책임이 있는지.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행동을 왜 하는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절대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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