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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옥이네 94호

by 월간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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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옥이네 4월호는


어릴 적 시골 친척집에 가면 늦은 밤 골목을 걷는 걸 좋아했더랍니다. 차갑지만 가볍고 깨끗한 공기,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 저 멀리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에 마음을 담곤 했지요. 해가 지면 금세 어두워지는 마을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불을 밝히고 있는 동네 슈퍼와 그 안에서 막걸리 한 잔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작은 풍경화처럼 따스했습니다.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지요. 이 가게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장바구니를 채우고, 안부를 나누며, 일상의 호흡을 이어가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을요.


이번 호에서는 면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오래된 슈퍼를 찾아가봤습니다.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 매일 문턱을 넘던 어린이들이 있던 시절부터, 이제는 하루에 몇 사람 얼굴만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찾는 이가 줄어든 지금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입니다. 빛바랜 진열대, 먼지 낀 물건, 세련된 편의점의 화려한 신상품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곳에는 오랜 시간 쌓여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열대는 점점 비어가고 대체 가능한 가게는 멀기만 합니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촌에서, 정작 주민들은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힘든 상황. 먹거리 불평등이라는 모순이 농촌을 덮치고 있습니다.


낡고 볼품없을지 몰라도 다정한 동네 슈퍼 이야기, 그리고 여전히 이곳에 기대어 살아가는 농촌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묻고 싶었습니다. 지금, 우리 마을의 식탁은 안녕한가요? 이번 호에 담긴 다양한 지역의 실험들 – 찾아가는 이동장터 등의 시도가 이 질문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어디에 살든, 식탁 위 최소한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고민에 함께 답해보면 좋겠습니다.


월간옥이네 4월호 목차


특집

-[동평리와 슈퍼] 동평리 장보기의 역사, 보따리 장수부터 슈퍼까지 | 군서면 동평리 주민들의 장보기 풍경

-[청성슈퍼] 하루 두 번 새참 나누는 슈퍼 | 청성면 산계리 청성슈퍼

-[안읍슈퍼] 수박 20개가 동나던 날들, 안읍슈퍼의 시간 | 안내면 현리 안읍슈퍼

마음만은 변함없죠” | 동이면 청마리 조환순 씨

-[짱구네슈퍼] 학교 앞 그 슈퍼, 짱구네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 청산면 지전리 짱구네슈퍼

-[동원상회] 반세기 슈퍼를 잇는 딸의 시간 | 동이면 적하리 동원상회

-[삼거리슈퍼] 나 사는 동안은 계속 문 열 거여 | 군북면 대정리 삼거리슈퍼

-[자연슈퍼] 슈퍼는 사라졌어도 기억은 남죠 | 안내면 동대리 자연슈퍼

-[길에서 만난 풍경] 두부 한 모 기다리는 오후 | 옥천군행복나눔푸드뱅크마켓

-[행복나눔푸드뱅크마켓] 한 달에 한 번 ‘찾아가고 골라가는’ 식품 꾸러미

-[농협 이동식 마트] 음악소리와 함께 찾아오는 마트 | 포천‧이천‧고흥‧영암‧거제 농협 이동식 마트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옥천군, 이동장터 실현될까? |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도입 논의

-[다른 지역의 대안] 한 손엔 물건, 한 손엔 안부를 담아 … 문턱을 넘는 연대 | 전남 영광 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 이동점빵



자치X자급X생태

-[읍면자치(1)] 읍면자치공동행동 출범 … “농촌의 미래, 주민이 결정한다” | 3월 14일 발족식 개최, 연말까지 140여 개 읍면 참여 결의

-[읍면자치(2)] 읍면자치? 어렵지 않아, 옥이네가 알려줄게!

-[읍면자치(3)] “주민이 주인이다” 일본 정촌자치에서 배우는 자치의 힘 | 읍면자치공동행동 1차 집중학습회 현장

-[길에서 만난 풍경] 복숭아는 여름을 준비한다

-[제철밥상] 달큰함과 향긋함으로, 봄의 식탁 | 봄철 입맛 사로잡는 쪽파김치와 냉이튀김

-[봄나물 농가]초록빛 봄의 선물, 달래·냉이·머위의 봄맞이 | 봄나물 재배 농민 3인을 만나다

-[길에서 만난 사람] 봄 햇살 아래 고추밭 준비



공간X공동체

-[길에서 만난 풍경] 가지 뻗은 곳으로

-[현장] 밑반찬에 담은 마음, 옥천읍의 특별한 수요일 | 옥천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랑의 밑반찬 나눔’

-[길에서 만난 풍경] 산책길에 놓인 마음 하나



사람

-[우리 동네 패션쇼] 안내면 행복한학교 학생들의 봄맵시

-[인터뷰] 소나무처럼 푸르게, 카메라에 담은 팔순의 열정 | 소나무 사진 개인전 개최한 이은현 작가



문화X역사

-[수몰마을X인터뷰] 대청호 아래 함티, 오늘도 그리움이 흐른다 | 정하영 씨에게 듣는 군북면 석호리 함티마을 이야기

-[둠벙에 빠진 날]오늘의 나를 향기로 기억하는 법 | 둠벙에 빠진 날 ‘나만의 MBTI 향수 만들기’

-[현장] 국경 넘은 칼끝의 교감 | 안남 가비뉴목공방 칩카빙 워크숍 현장

-[문화예술 정보] 대전에서 만나는 반 고흐, 우리가 몰랐던 특별한 얼굴 | 3월 25일~6월 22일 대전시립미술관 특별전 개최



기고

-[붓잡다]

-[그림책 한 줄 평] 가끔은 혼자, 가끔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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