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옥이네 93호
■ 월간옥이네 3월호는
살아갈수록 알게 되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정월대보름의 추억도 그 그리움 어디께에 걸쳐 있습니다. “오늘밤은 잠들면 눈썹이 센다”던 할머니의 목소리, 정성 들여 다듬고 무쳤을 묵나물 한 상, 귀밝이술에 부럼을 깨며 덕담을 나누던 순간들.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처럼,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을 전설처럼 듣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옥이네가 이번에 찾아간 정월대보름의 마을은, 단순한 전통 행사가 아닌 공동체가 서로를 지탱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고령화로, 인구 감소로 예전만큼 거창한 행사를 열진 않지만 여전히 서로를 살피고 안녕을 기원하는 시간 말이지요. 소박하지만 함께 소원을 비는 순간, 오곡밥과 부럼을 나누는 웃음, 흥겨운 풍물 소리에 담긴 온기가 지면을 통해서도 잘 전해지길 기원해봅니다. 더불어 이 공동체를 이루고 지켜온 보이지 않는 손길, 여성들의 노동과 연대도 기억해봅니다.
이제 대보름의 휘황한 빛은 저물었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평범한 하루가 반복되겠지만 세상을 지탱하는 온기와 협력은 계속되겠지요. 때로는 갈등하고 부딪치며 미워하기도 하겠지만,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우리’일 테니까요.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보름달처럼, 따뜻한 빛을 안은 봄이 되시길 바랍니다.
■ 월간옥이네 3월호 목차
특집
-[정월대보름]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빛
-[청마리 탑신제] 풍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을 보내는 법 | 동이면 청마리 탑신제
-[새해소원] “풍경은 달라졌어도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만은 변함없죠” | 동이면 청마리 조환순 씨
-[교평리 정월대보름] “마음에 뭉친 것은 다 풀어내고, 새마음으로” | 청산면 교평리 정월대보름
-[새해소원] “농사는 하늘을 먹고 마시는 것, 올해도 돌봐주시길” | 청산면 교평리 강호봉 씨
-[금천리 마을탑제] “아아, 알립니다. 오늘은 마을탑제가 있는 날입니다” | 군서면 금천리의 정월대보름
-[새해소원] “우리 동네 만사형통!” | 군서면 금천리 이종후 씨
-[오일장 풍경] 오색 가득, 새해 기원
-[오일장에서 만난 사람들] 찬 기운 몰아내는 설렘
-[오일장에서 만난 사람들] 오곡 한 되의 정성
-[제철밥상] 정월대보름을 보내는 완벽한 한 상 | 복을 부르는 오곡밥과 묵나물 3종
자치X자급X생태
-[길에서 만난 풍경] 봄을 기다리는 텃밭에서
-[읍면자치 공동행동] 농촌 미래 바꿀 ‘읍면자치권’ 확보 운동 본격화 | ‘읍면자치권 확보를 위한 풀뿌리 공동행동’ 집담회 현장
-[길에서 만난 풍경] 강하게 자랐으니 잘 살 거야
공간X공동체
-[음성노동인권센터 인터뷰] 어쩌면 유일한 지푸라기, 그래서 더욱 센 | 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3인을 만나다
-[현장] 고공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더 나은 세계를 연다’ |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도보행진 ‘희망뚜벅이’ 현장
-[길에서 만난 풍경] 북어 머리 묶음
-[촌촌여전 출판] 길을 내는 농촌 여성들 | 책 ‘촌촌여전’ 출간한 경북 상주 여성 15인
사람
-[인터뷰] 아름다움 일깨우기 | 군북면 비야리의 수필가 이옥순 씨
-[인터뷰] “거짓말, 욕, 차별 없는 세상 만드는 법 배우러 옥천 왔어요” | 옥천FM공동체라디오 고지우 피디
-[인터뷰] ‘곤충, 식물, 자연…’ 내가 카메라를 통해 배운 것 | 야생화 사진작가 황재현 씨
-[길에서 만난 사람] “누가 내든 무슨 상관이여!”
문화X역사
-[칩카빙 워크숍] 안남 ‘가비뉴 목공방’에서 만나는 칩카빙의 세계 | 3월 15~16일, 스페인 작가 초청 워크숍 개최
-[대전웹툰작가 특별전] 14인 14색 ‘웹툰 작가의 삶’ | 대전웹툰작가 특별전 ‘나는 웹툰 작가!’
기고
-[동화로 보는 세상] 좋은 만남과 좋은 이별 | ‘잘 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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