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는 새봄 아빠는
오늘도 새봄이의 눈을 피해 숨어서 야구 중계를 본다.
어린 새봄이를 가급적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나름의 철학이 있지만,
야구 중계만큼은 포기하기 어렵다.
게다가 오늘은 LA 다저스 류현진 선발 경기가 있는 날이 아닌가!
기회가 찾아왔다
오늘따라 새봄이가 일찍 일어났다.
그래서인지 일찍부터 새봄이가 피곤해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았다.
야구 중계 시작 시각은 11시 10분...
지금은 9시 45분...
'아직은 재우면 안 된다...'
야구 중계 사수를 위한 아빠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되었다.
11시가 되기 직전까지
책도 읽어주고, 블록도 같이 맞춰주며
온 맘과 정성을 다하여 놀아주었다.
10시 50분...
'그래 이제 때가 되었다'
역시나! 기다림에 보응이라도 하듯이
새봄이는 금세 잠에 들었다.
'많이 피곤했지? 이제 푹 자~ 역시 잠 잘 때가 제일 예뻐~ ^^'
한 잔의 차와 함께 시작된 야구! 그러나...
아침을 먹이고 낮잠을 재우면
드디어 아빠만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밀린 설거지와 주변 정리를 하고
차를 한 잔 준비하고 식탁에 앉았다.
경건한 마음으로 노트북 전원을 켜고
중계 페이지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경기 내용도 흥미진진하구나...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새봄이와 눈이 마주쳤다!
평소에 낮잠을 2시간은 자는 데
오늘따라 일찍 일어났다.
'야구 경기는 아직 1/3도 안 지났는데...'
여기에서 두 가지 마음이 치열하게 싸웠다.
'새봄이를 생각해서 노트북을 닫아!!'
VS
'새봄이도 야구를 좋아하게 만들어야지! 그냥 보여줘!!'
결론은...
오늘은 그냥 보여주기로 했다.
아빠 의지의 패배!!
미안...
아빠도 야구가 보고 싶었어...
너도 재밌게 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