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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 Windwalker 이한결 Dec 24. 2016

대한민국 대탈출 까미노 데 산티아고.

chapter 1-2. 유럽의 관문, 이탈리아 "비아 프란 치즈나"

day 8.

S. Lorenzo Nuovo -> Ponte a Rigo

전체 28km. 최고 높이 451m 난이도 중.

숙소-Celle sul Rigo, 305 53040 Ponte A Rigo SI, 도로에 있는 Bar에서 관리한다. 전액 기부제.


새로 산 신발의 문제로 2~3곳의 물집이 발생, 턱밑까지 차 오르는 짜증으로 고통을 이겨낸다. 거기다 이 거지 같은 이탈리아의 이정표 라니, 그리고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작은 마을, 찾기는 찾은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물어보니 사장이 관리한다고, 따라오라며 옆의 작은 성당에 붙어있는 깨끗하게 리 모델링 되어있는 숙소, 알아서 사용 하라며 키를 건네준다. 기부금과 키는 아침에 나갈 때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고, 미소 지으면 사라지는 관리인 아니 레스토랑 주인, 다행히 이 숙소에는 전자 레인지와 커피포트가 있어 간단한 음식과 차를 마실수 있었다. 아픈 발과 몸을 뜨거운 물로 풀어주고 레스토랑으로 가서 카푸치노와 맥주! 그래 역시 하루의 정리는 맥주로 하는 거다. 


숙소옆 성당에 소중한 기억 하나를 두고간다.
이탈리아 에서는 카푸치노가 진리이다.




day 9.

Ponte a Rigo -> San Quirico d'Orcia

전체 42km+@10km=52km. 최고 높이 798m 난이도 극상.


숙소-Presso Collegiata, piazza Chigi 18, parroco tel. Tel-05 77-89.72.36, 


숙소-Piazza Chigi, 1, 53027 San Quirico d'Orcia SI. 마을 끝자락 성당 우측으로 조그만 골목에 순례자 "싸인"이 보인다. 교구 소속인 듯 하지만 수녀님들이 운영한다. "비아 프란 치즈나"에서 보기 드물게 주방이 있는 대형 숙소이다. 


이번 이탈리아 "비아 프란 치즈나"중 가장 힘들었던 하루였다. 하루에 50km 이상의 강 행군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혹 누군가 도전한다면 말리고 싶으나 나는 이때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고자 도전하였다. 결국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숙소가 있었던 성당의 정문 그래서 기억하나.


*"산 퀴리 코 도르차"는 이탈리아 피렌체와 로마 중간에 있는 토스카나의 대표적이지만 작은 도시이다. 주민이라고는 2672명 밖에 없는 작은 도시. 

이태리 사람들에게도 예쁘기로 유명하고, 성모승천 대성당이 있으며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관광 도시 중 하나다. 주변에 고대 온천인 "빈뇨반뇨"가 유명하다.  


이탈리아의 야경은 순례자에겐 너무 잔인하게 아름답다.


도착한 "San Quirico d'Orcia"는 700~800년 전부터 순례자 마을로 형성된 의미 깊은 마을이다. 그래서일까 나름 대형에 속하는 순례자 숙소가 있다. 고풍스러운 야경과 유쾌한 펍 그리고 미국의 컨트리 음악이 기묘한 공존을 한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기막힌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즐기는 것도 추천! 


40km 를 넘어서는 어느 순간...


무리한다 싶은 그런 날이었다. 사실 50km 이상을 걷는 건 미친 짓이다. 그래도 이런 날이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달려 보았다. 결국 너무나 지쳐서 숙소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듯 잠들었다. 새벽의 기묘한 기분, 무시하고 다시 깊은 숙면 그리고 아침의 그 찬란한 공포란, 약 150방의 빈대 흔적, 난 이제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되는 걸 알았다.  




day 10.

San Quirico d'Orcia -> Ponte d'arbia

전체 22.3 kmkm. 최고 높이 340m 난이도 중. 


숙소-SR2, 853014 Ponte D'arbia SI, 마을 초입 도로에 있다. 수녀님들이 관리하지만 낮에는 아무도 없다. 그냥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라, 주방이 있는 대형 숙소이다.


이틀간의 하드코어 트레이닝 덕분에 신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이제 고통은 별로 느끼기 힘들다. 그래도 아직 차량용 도로 위주로 걷다 보니 순간순간 분노가 차 오른다. 그리고 빈대의 여파, 그 지옥 같은 가려움!


숙소입구에 있는 이정표.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숙소 건너편 저렴한 가격에 맛도 훌륭한 피자리아가 있다. 마을 중앙 다리 건너에 있는 Bar에서 숙소에 같이 묵는 순례자들과 맥주 한잔 걸치며 순례길을 이야기한다.


숙소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허울없이 금방 친구가 된다.




day 11.

Ponte d'arbia -> Siena

전체 25.5 km. 최고 높이 344m 난이도 상.


숙소-Ostello gioventu, via fiorentina 89, tel.0577 52.212(2.2km a nord di porta Camollia vicino al McDonald), 


숙소-suore della Carita di San vincenzo, piazza san girolamo(dentro la citta, 600m da porta Romana) tel. 0577-21.271, 0577-28.43.77, Suor Ginetta, 디너, 아침 포함 전액 기부제 수녀원. 


커다란 마을이다. 미로같은 골목이 즐비하니 숙소를 미리 내비게이션에 찍어두자, 이곳의 대성당은 커다란 규모와 건축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특히 시간마다 울리는 종소리는 매우 인상적이다. 매우 아름다운 마을이니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2~3박 더 묵는 걸 추천한다. 


세비아는 토스카나 지역에 숨겨진 보석이다.


*"토스카나" 지방의 오래된 도시 "시에나"는 12~13세기 상인과 은행가 세력이 강력하게 성장하며 인근의 "피렌체"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였다. 그러나 "피렌체"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쇠락하여 지금은 "피렌체" 근교의 조용한 중세 도시가 되었다. 마치 중세 시대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시에나"의 모습은 소도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캄포" 광장을 중심으로 "고딕 양식"의 구시가지가 원형을 보존한 채 남아 있고, 주요 관광지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어 산책하듯 거닐며 둘러보기 좋다. 1995년 "시에나"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시에나"는 "피렌체"에서 숙박을 하며 근교 도시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간신히 찾아간 수녀원, 디너를 먹기전에 기억하나를 남긴다.


간신히 찾은 수녀원은 너무나 친절하고 포근했다. 1층 침대만 있는 8인실 방에 짐을 풀고 멍하니 있는데 커다란 배낭에 양말 없이 샌들만 신은 프랑스 친구가 들어와 인사도 없이 무너지듯 침대로 들어가는 모습을 생각 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이 기묘한 "톰"이라는 친구와 만나게 되었다. 기억에 이번 순례 중 첫 번째로 만난 가장 이상한 친구로 기억된다. 이 친구의 목적지가 "시리아" 이기도 했지만 그가 말한 신의 숫자들? 그러니까 "God Number"에 대한 이야기, 그 숫자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우주와 모든 물질, 생물은 어떤 특정 숫자로 설명할 수 있고 그 숫자는 이미 존재했으면 그걸 발견한 건 "다빈치라고"설명하며 자기는 그걸 증명하겠다고, 그래서 이 길을 걷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주는 선물, 본인과 1600km를 같이한 묵주, 너무나 무겁게 다가오는 선물이다. 그의 진지함이 와 다았을까? 나는 그 묵주를 결국 스페인 까미노 길 거의 막바지까지 들고 간다. 이 특별한 친구와 와인을 마시고 그가 권하는 답배를 피우며 참 기묘한 "시에나"의 밤을 보내게 된다.  


톰과 같이한 토스카나 지역의 명품와인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이탈리아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자부심은 엄청나다. 중간에 만난 이 지역 사람들의 추천으로 먹어보게 된 위의 와인은 한국 돈으로 약 2~3만 원 정도로 고급 와인에 속한다. 맛도 맛이지만 그 표현하기 힘든 깊이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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