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피어난 아빠의 여행
남자의 눈은
쉴 새 없이 사방을 살폈다
어린아이처럼 반짝이며.
첫 공항,
첫 비행,
첫 외국.
놀 줄 몰라 못 놀았나
놀 수 없어 못 놀았지
젊은 날
가족을 지키느라
허리 굽혀 일만 해 온 그는
일흔이 넘어서야
처음
공항에 발을 디뎠다
백야처럼 밝은 빛에 들뜨고
밀려드는 사람들에 설렜다
이륙은
살아온 날들처럼 묵직했고
착륙은
이뤄낸 것들처럼 찬란했다
오랜 시간
봉오리 졌던 아이가
새로운 세상에서
비로소, 피어났다
밤을 꼴딱 세고 돌아온 남자는
이제
제법 놀 줄 아는 사람이 됐다
첫 비행은
종종
남자의 어린아이를 불러낸다
두 번째 비행을
기다리는 맑은 눈망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