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미(美)와 추(醜)의 기준은 개인별로, 민족별로 다르지만,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미(美)가 있다. 그럴지라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아름다운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인류가 미의 영역에 자리 잡게 했던 존재들에 대해 자신 주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폭넓고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미(美)는 발견되기도 하지만,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돈이 되기 때문에 생산이 된다. 그리고 그 물건들의 종류와 수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그들의 격이 상승된다고 느낀다. 반대로 그 사물들을 못 가진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된다. 많은 미(美)의 소유가 부(富)의 척도가 된다.
이러한 사물들은 그 종류가 어마무시하게 많다. 저자는 거울, 페이스 페인트, 향수 등 일반적인 미(美)적 존재들을 도와주는 것들과 지출비용이 증가하는 진주, 다이아몬드 등의 보석류와 실크, 도자기 등의 앞면과 뒷면을 들여다본다. “이 세상에 순수한 것은 없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해악을 끼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타락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예쁘고 타락한 것에 이끌린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바로 그것을 소유하고 어루만지고 싶어 한다.”
순간에 내 얼굴을 찍고 변화도 줄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거울’만큼 리얼한 것이 없다. 문학이나 예술 작품 속에선 더러 거울이 마법과 이웃하고 있다. 영혼이나 유령, 심지어 미래의 모습까지도 보여준다. 최초의 위대한 유리 거울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석호에 있는 무라노 섬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반면 추악한 거울의 역사는 수은의 독성을 빼놓을 수 없다. 아울러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문화적 집착이 그 다음이다.
초기의 다이아몬드 광산은 대부분 노예들과 범죄자들의 생명력으로 운영되었다. 그들은 단지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이 자체만으로도 다이아몬드의 이면(裏面)은 충분하다. 현재라고 달라졌을까? 광산엔 여전히 극심한 빈부 차와 인권유린이 존재한다. 질 좋은 ‘향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향고양이를 작은 우리에 가둔 채, 그들이 반응하여 귀중한 분비물을 뿜어낼 때까지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심하지 않은가?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좋다. 때로 미(美)가 우리의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친 미(美)적 추구는 과소비와 연결되고, 욕망의 제물이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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