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2002년 여름, 서울 명륜동 어디쯤에서 열린 「인체 신비전」을 관람했었다. 폴란드 출신의 독일 해부학자인 군터 폰 하겐스가 개발/기획해서 전 세계를 다닌다. 마침 국내에서 전시회를 한다기에 시간을 내어서 갔다. 근골격계(근육과 골격계통)환자를 많이 상대하는 직업상의 이유도 있었다. 원래 이 전시회의 명칭은 ‘바디월드(Body Worlds)’이다. 충격과 화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전시회지만 대단했다. 전시물들은 인체모형이 아니다. 실제 인간의 사체이다. 플라스티네이션(사체의 질감을 플라스틱처럼 형성)작업을 통해 인체근육을 얼마나 리얼하게(근육결이 세심하게 보일 정도로)표현했는지, 국내에서 붙인 ‘인체의 신비’라는 표현보다 ‘사체의 형태와 보존의 신비’가 더 적절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 몸 어느 부위도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없다. 내장기관을 제외하고 우리 몸을 형성시켜주는 것은 뼈와 근육이다. 저자 로이 밀스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의대에서 인간조직, 특히 뼈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책에선 ‘근육(muscle)’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준다. 우리 몸의 근육은 다른 부위와 달리 피부와 함께 각자의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스팟 트레이닝(특정한 근육만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이 가능한 신체요소는 근육밖에 없다. “이 책은 힘을 만들어내는 근육의 무수한 미덕과 능력에 대한 안내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생물학, 미술사, 대중문화, 보디빌딩 그리고 유전자 편집과 줄기세포 연구 같은 최첨단 연구 분야를 넘나들며 근육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면서 경이로움을 느끼고 새로운 지식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근육’에 대한 담겨있지만,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에 시선이 머물렀다(사실 운동의 종류보다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과 실행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저자는 어떤 운동이나 활동을 선택하든 다음 세 가지 조언을 참고하길 바란다고 한다. 첫 번째,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이 없다면 의사와 함께 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영화 〈탑건〉에서 사령관은 주인공 톰 크루즈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자존심이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욕망을 가지도록 허락하지 말게.” 저자는 덧붙인다. 이 조언은 여러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두 번째, 자신의 한계를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는 전문가나 경험 많은 친구의 도움을 받으면서 운동하기. 세 번째, 잠자는 경비견에게 소리를 지르면 안 되는 것처럼, 준비운동 없이 근육을 최대 성능으로 끌어올리지 말라는 것. 이 역시 중요한 이야기하고 생각한다(알면서도 과신에 차서 실수하기 좋은 부분). 이 책은 건강, 의학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추천 할만한 책이다. 근육을 알면 내 몸의 건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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