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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덜란딩 민수현 Feb 08. 2024

구조조정 대상자: 현실적인 협상

미국 테크회사 LAYOFF 피할 수 없다면 부딪히자 

작년 5월 어버이날, 갑자기 디렉터한테 1:1 미팅 요청이 들어왔다.

에이... 설마.. 그래 설마가 사람잡았다. 그 주 나는 백수가 되었다!

레이오프 방식, 대응 방법, 현실적인 조건 협상 등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레이오프 통보: 디렉터 1:1 미팅 

어떤 기준이던 이유이던 사실 이미 결론은 윗선에서 내려졌다.

칼바람이 부는 분위기에서, 어느 날 정말 갑자기 예고없이 시니어 디렉터와 1:1이 잡힌다면 

아마 레이오프 혹은 조직 변경에 대한 통보일 가능성이 높다.


해당 미팅에서는 구절구절~ 우린 너를 너무 귀하게 여기고, 너가 잇풋한 성과를 너무 고맙게 생각하지만

"Unfortunetely your roles has been impacted due the company's ~~~"


그 뒤론 바로 HR이 대기하고 있으며, 언제까지 근무하며 시스템 접속은 언제 끊기는지 그리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패키지는 얼마인지 등 통보를 받는다. 


구두로서의 동의도 법적 효력이 있어 나는 그 어떤 대답에도 "네" "아니요" 라고 대답하지 않고

"검토하겠습니다"라고만 이야기했다 ㅋㅋㅋ


상기 내용을 정리해보면 (노무사 상담 내용)

1.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었음을 통보 받았음.


2. 위로금을 받고 회사측 권고사직 제안에 응하지 않는다면 실제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를 실시할 것으로 보임


3.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1)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며

2)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함

3) 근로자대표와 50일 전까지 해고 기준 등에 대하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음


4. 통상해고 또는 징계해고에 비하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의 정당성 입증은 매우 난이도가 높고, 실제로 회사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3가지 

1) 해고 받아드리기

2) 받아드리지 않고 회사 상대로 구제 신청 (승소 가능성은 높지만, 복직 여부를 원하는지 하지만 난 NO)

3) 해고를 받아드리지만 협상하기 


나는 회사에서 더이상 비전이 보이지 않았고 3번을 선택했다.

이왕 나가는 거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패키지 협상하기


패키지 협상

인사팀의 KPI는 아마 정해진 기간내에 대상자들 퇴사 서명을 모두 받아내는 것일 거다. (내 추측)

나는 네덜란드를 떠나 영주권을 반납하고 온 것, 회사에서 기여했던 성과, 사실상 회사는 경영위기를 겪고 있지 않았고 재무재표 및 성장세를 보면 오히려 상승세에 속했다. 

이런 근거들을 모아 CHATGPT한테 정리해달라 하였고, 해당 메일을 인사팀에 보냈다. 


몇번의 협상 핑퐁이 있었지만, 내가 제시한 패키지는 정말 합당했기 때문에 요청이 받아드려졌다. 


회사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면 실업급여도 매달 받을 수 있다.

실업급여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고, 여러 부분을 고려했을 때 절대 나한테 해가 되는 부분이 아니였다.


퇴사 후, 유럽 일주를 했고 오랜 기간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약속을 미뤘던 친구들을 만나고

무서워서 피했던 운전 연습 또한 하며 시간을 보냈다. 크로스핏도 하면서 땀을 내며 너무 신나는 시간을 보내왔다. 


레이오프가 되었지만, 당당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며

위기를 기회로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고 일어나서 자고 밥먹고 했던 기간도 잠시 있었다 ㅋㅋ

근데!! 언제!!! 눈뜨고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시간이 또 올까?!! 없다

신을 믿지 않고 종교는 없지만, 하늘이 준 쉼이라고 생각했고 조급하지 않게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나름의 긴장감(?)을 가지면서 사업, 컨설팅, 면접, 취미, 나를 위한 시간을 쏟으며 잊고 있었던 소망도 되찾고 앞으로 내 성공의 정의는 무엇인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 것인지 에너지를 재정비했다.


레이오프가 되었다면, 슬프지만 이걸 기회로 삼아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 충전 시기????로 모두 보내길! (언제 또 이렇게 쉬어보겠나..ㅜ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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