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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땃쥐쓰 Jul 10. 2020

2020/6/27 브릭웰 Brickwell  

벽돌의 미학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의동 35-17

Brickwell

건축 SoA,조경 design studio loci



서촌에서 만나 가볍게 식사를 한 후 통의동 35-17번지를 찾았다. 언제와도 기분 좋은 동네이다. 맛집들, 카페들 그 사이를 걷는 많은 방문객들이 조금 뜸해지는 곳에 '브릭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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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웰은 서촌 메인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골목 안에 위치한 사옥이다.(부러움) 외관은 이미 사진으로 본 상태였기 때문에 저거다! 하고 건물을 마주했다. 첫 인상은 이쪽으로 들어가면 되나? 라는 것과 골목 안에 이런 건물이? 라는 느낌이 먼저 들 었던 것 같다. 오픈하우스 기간이 지나서 건물 내부를 둘러볼 수 없었기 때문에 외부 위주로만 건물을 둘러 보고 왔다.


1층에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 있었다. (본 것 중에는! 물론, 건물 내부에 어떤 공간이 더 있을 지 못 봤기 때문에 제한된 생각일 수 있다.)

보통의 건물들은 건물 자체로 대지와 주변의 경계를 짓곤 하지만 브릭웰은 1층의 반 이상을 외부공간으로 내어주어 기능(주차)적인 것을 해결하고 나머지 외부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궁금 증을 유발했던 것 같다. (실제 답사 날에도 어떤 건물인지 모르고 오신 분들이 더 많은 느낌 이었다.) 건물 옆에 있는 백송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들었는데 아마도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잘 구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중정에는 정적인 수공간과 조경이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위를 바라보면 곡면 의 매스와 프레임 안의 하늘이 있었다. 날이 더웠음에도 중정에서 가만히 어딘가를 바라보고 서있을 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

이런 외부공간이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건 아니지만 영역의 일부를 내어주는 것도 공간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디테일은 사실 벽돌을 다양하게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그저 대단해보였다. 그리고 현실적으론 비용이 많이 들겠지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느꼈던 부분 부분을 짧게 얘기해보자면


1. 벽돌의 리듬감

벽돌을 규칙을 만들어 쌓았다. 그게 입면이 되었고 리듬감이 느껴졌다. 직선에서 곡선이 보였 다. 건물이 높진 않아서 굳이 1,2층을 저층부로 본다면 저층부의 벽돌쌓기에서 입면의 리듬감 이 많이 느껴졌다. 재료의 높이에 의해 층고나 난간의 높이가 결정되었을 것이고 어떻게 쌓을 지는 당연히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벽돌 사이 스페이서를 다 제작했을 것이라는 말에 놀 랐고 한편으로는 시공하는 분들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듯 들 수 밖에 없었다.


2. 입면의 패턴 

개인적으로 한 가지 재료만 사용한 것은 건물의 이름과 같이 컨셉이 뚜렷해서 좋았다. 벽돌이라는 한 가지 재료로 여러 가지 패턴을 시도했다. 벽돌로만 사용한 건물의 외관에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해소시켜주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3. 재료의 색감 

신축 건물이기도 하고 주변에 비해 볼륨이 큰 건물이기 때문에 돋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 분이다.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비해 돋보이는 색감이 아닌 밝지만 차분한 톤의 벽돌 을 쓴 것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튀지 않지만 존재감은 확실하다. 주변의 건물, 조경, 석재 바닥과도, 심지어 하늘과도 잘 어울리는 색감이다.

4. 난간의 디테일 

여전히 그 난간의 구멍은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다. 곡선의 난간은 상층부의 외부공간을 둘러 싸고 있었다. 난간 디자인이 건물과 꽤나 잘 어울렸고 역시 이런 부분 하나하나가 건물의 완 성도를 높일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부분이다


이 외에도 못 본 여러 디테일들이 건물 내부에도 있을 것 같다. 내부를 못 본 아쉬움은 있지 만 답사 당일에 현장에서 봤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던 첫 답 사이다. 브릭웰 1층을 카페로 운영할 계획인 것 같던데 그때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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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원형공간

통의동 35-17 번지는 방문하는 시퀀스가 있는 대지이다.


좁은 골목길을 거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위엄 있는 백송이다.

 후에 브릭웰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벽돌의 장식성에 놀라고 만다. 차분한 베이지색 벽돌이  면에 걸쳐 좁아졌다 벌어졌다 하는 모습은 아직도 벽돌이 마감재나 구조로써 기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우리의 상식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놓는다.


작지 않은 부지에 띄워진 거대한 매스는 벽돌장식의 투명함으로 위압감이 흩어진다. 막힌  막히지 않은 외피로 인해 주택지 안의 사옥이 가진 부담감이 흐려지며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이는 주변에 대한 배려와 조화로도 읽을  있는데 주변 주택가의 이웃이라면 느끼게  어떤 생소함, 주택이 아닌 건물에 대한 차가움 같은 것들이 외피의 재질과 사용법에 의해 완화되는 것을 의도한 것으로 느껴진다.


이렇듯 베이지색 얇은 벽돌은 이미 재료사용에 대한 깊은 고민을 보여주지만 건물입구이자 정원입구에 다다르면 벽돌은  건물의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나고 만다.

벽돌의 리듬

사람들은 1 층의 얕은 수공간과 그에 조응하는 하늘까지 뚫린 중정, 그리고 둥근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물가에 놓인 수수한 식물들과 나무 끝부터 시작되는 아름답고 얇은 난간이 시선을 물에서 하늘까지 그리고 다시 하늘에서 물의 정원까지 끌어 올리고 내린다. 수공간은 도시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정원의 형태지만 그러므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고여 있는 얼마간의 물을 발견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단정하게 정리까지 되어 있다면  자체로 공간에 매력을 느낀다. 사람들이 정원을 거니는 순간부터 벽돌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의 공간은 중정의 배경이 되는 것이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사옥의 매스는 정원의 뒷켠과 눈높이 위로 빠져있다. 기분 좋은 정원을 빠져나와 눈을 들어 높은 곳을 볼 때 비로소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평소 주변을 둘러보는 시야의 바깥에 있으므로 행인이나 방문객과의 눈맞춤을 피하고 덩어리감에서 오는 위압감을 낮출 수 있다.


브릭웰의 사주는 전시업을 겸하고 있어 7 월 이후부터 내부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실내와 상부층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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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고 월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사무실 근처에 엄청난 건물이 새로 지어졌고, 오픈하우스 때 가 보고 좋아서 한번 더 다녀 오셨다는 소장님의 찬사를 들었다. 벽돌 외장재로 할 수 있는 잠재력을 뿜어내고 있다는 기사까지 보고 나니 여긴 가야 한다는 강한 충동이 들었다. 원래 답사모임의 첫 답사는 7월 둘째주 예정이었는데 6월이 가기 전에 답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시험이 끝난 자들의 추진력인 걸까..


 벽돌은 구조체였던 시절도 있지만 내가 건축을 배우기 히작했을 때에는 이미 보편적인 마감재로 쓰이고 있었다. 연와조라는 이름은 왠지 발음도 예쁘고 추억이 떠오를 것 같지만 생소하다. 내가 건축허가를 넣으면서 세움터에서 연와조로 구조 방식을 등록하는 일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지 않을까? 심지어 이제 벽돌을 외장재로 쓸 때는 콘크리트 턱만 내밀어서 스스로 자중을 지지하게끔 쌓는 방식도 보이지 않는다. 단열재도 거의 한 뼘이고, 지진에도 견뎌야 하니까 쌓은 벽돌에 철물을 규칙적으로 연결해 콘크리트 벽체에 매달려 있게 시공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때까지 벽돌 사이에 모르타르는 남아 있었다.

유추한 벽돌 디테일

#1

 브릭웰을 다룬 기사를 보고 매우 기대했던 것은 이 건물의 벽돌 외장은 정말로 건식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약간의 습기를 더했던 모르타르마저 없고 수많은 주문제작한 PVC 조각이 벽돌 사이에서 거리두기를 시킨다. 원래도 벽돌 외장인 건물을 볼 때면 줄눈도 번갈아 가며 나오고, 긴면 짧은 면을 골라 쌓아 무늬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 꼭 편직물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브릭웰은 대바늘뜨기도 아니고 코바늘 뜨기를 보는 것 같다. 벽돌 사이도 떠 있고 영롱쌓기도 쌓고 비워우는 간격을 조절해서 농담을 만들었다. 구조체에 옷을 입힌 것 같았다. 가리고 싶은 슬라브 옆과 천정은 빽빽하게 다 채우거나 1개 간격으로 영롱쌓기를 하고, 안 가려도 되는 곳은 점점 벽돌 사이 빈 곳이 커져서 안팎이 더 잘 보이게 되어 있다.


 #2

 열심히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중정 안으로 들어갔더니 난간이 시선을 강탈해가서 또 신나게 사진을 찍어야 했다. 안에 들어가볼 수 있다면 세상 특이한 난간을 양 옆에 끼고 걸어볼 수 있었을 텐데. 바깥쪽은 특이한 영롱쌓기인데 안쪽은 파라펫 아래까지 길게 내려온 늘어난 고리 모양의 난간이다. 천장을 보면 벽돌 사이에 등기구가 매립되어 있고 수공간도 예쁘고 구경할 게 너무 많은데 중정 바깥 풍경까지 다시 만나보기 힘든 백송이 보인다.


 건축주의 요청이 벽돌을 사용하는 것, 건물 옆 백송 터에 호응하는 것이었다고 하는데 밖에서 봐도 백송과 잘 어울리지만 중정에서 백송을 보니 이 공간이 없었다면 이정도 거리에서 백송을 눈에 담을 수 있었을까 싶었다. 지척인 거리에 사무실이 있지만 이곳에 커다랗고 나이 많은 백송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큰길에서 골목으로 들어오고 또 한번 꺾어서 골목 안쪽에 갑자기 공터가 있고 백송이 서 있다. 서울 한가운데인데다 고궁 바로 옆 관광지인 지역이니 건축주라면 가질 수 있는 면적이 최대한 컸으면 할 테고, 백송을 둘러싼 대지마다 각 대지경계선에 꽉 차게 건물이 지어져 있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이 백송은 키가 커서 1층 높이까지는 잔가지도 없이 뽀얀 줄기만 보인다. 바로 옆에서 이파리를 보려면 열심히 올려다 봐야 한다. 그런데 브릭웰에는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중정이 있어서 한참을 떨어져서 정면으로 편안하게 백송이 보이는 시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층마다 중정을 둘러싼 외부복도를 돌면서 한 층에선 벽돌 사이로, 그 다음 층에선 벽돌 난간 너머로 내려다볼 수도 있다(오픈하우스 기간이 끝나서 나는 그렇게 못 보지만ㅠㅠ). 여유가 있어야 당장 처한 상황도 객관적으로 보이고 딸기가 구하기 쉬워야 딸기아이스크림이라는 축복받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뭔가를 거리를 두고 볼 공간이 있다는 것은 꽤 사치스러운 행복인 것 같다. 브릭웰에 입주할 회사 사람들이 부러웠다.



방문 시 참고할 주변 맛집


퀴진 라 끌레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36 1층


RIN>> ●●●●●

인생 햄버거가게인데 이 햄버거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햄버거가 고급지다. 회사에서 1분도 안 걸려서 햄버거 메뉴는 전부 섭렵했다. 점심에만 햄버거 종류가 여러개인데 추천 1순위는 수제 베이컨을 먹을 수 있는 에그베이컨버거, 2순위는 진한 버섯맛+카라멜라이즈드 어니언+아삭한 루꼴라 3콤보인 머쉬룸버거이다.

CHO>> ●●●◐○

수제 베이컨이 인상적인 수제버거집. 감자튀김은 다소 평범하지만 햄버거는 분명 맛집이다.

JIN>>  ●●●●◐

베이컨이 제일 맛있었어요.


보안책방 1층 일상다반사

서울 종로구 효자로33


JIN>>  ●●●●◐

콜드브루 제 취향이었습니다.

CHO>> ●●●●○

다양한 세계 맥주와 음료와 플랜테리어가 돋보이는 집. 내부가 어수선하지만 자리가 다양하고 음료의 퀄리티도 좋다.

RIN>> ●●●●

분위기가 좋고, 카페 창문과 보안여관 창문이 마주보고 있어서 전시를 관람중인 사람들까지 보인다. 보안여관을 구경하기 전이나 후에 있다 가면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카페 2층의 보안책방에서 구름다리로 보안여관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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