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출몰하는 몰염치한 인간들에 대하여
이번에도 한강 이야기. 그리고 그 위를 버젓이 걸어 다니는 '노마스크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노마스크맨은 말 그대로 코로나의 시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길 위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세가 오미크론으로 바뀌었고 오미크론은 별로 세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인지 노마스크맨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특히 길거리에서보다 한강 공원에서 유독 많이 출몰하는데 아무래도 한강이라는 탁 트인 공간이 그들의 위기의식을 보다 희박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 중에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 중에도, 혹은 벤치에 앉아 뭔가를 주섬주섬 집어먹고 있는 사람도 모두 사이좋게 노마스크(No Mask).
보고 있자면 딱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맙소사. 제발 그러지 좀 말라고.
나는 한강을 걸을 때에도 KF94 마스크를 쓴다. 심지어 귀걸이도 엑스(X) 자로 교차해서 쓰는 철두철미함을 보이는데 그럴 때 노마스크맨을 마주해버리면 솔직히 맥이 탁 빠져버리고 만다.
물론 그들이 코로나에 걸릴까 하는 범 인류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혹시 그들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균이 내게, 혹은 무관한 사람들에게 옮겨가지는 않을까 걱정할 뿐.
노마스크맨을 볼 때마다 찌릿 눈빛을 보내고 마스크를 툭툭 치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저쪽은 딱히 신경 쓰는 것 같지도 않고 이쪽만 피곤해지니 곤란하다.
아아, 여러분. 배짱은 부디 타인의 염려를 사지 않는 선에서 부리시길 바라요.
그나저나 여태까지 내가 본 최악의 노마스크맨은 집 앞 근린공원 벤치에 앉아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우던 머리 희끗한 중년 남성 둘이었다.
그 둘은 여자친구와 영통을 하던 내가 노려보자 머쓱해하면서 담배를 든 손을 슬쩍 벤치 아래로 내리던데, 그래봤자 늦었습니다.
두 분의 인생에 불운과 불행이 가득하시기를 열심히 빌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