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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 Sep 18. 2020

21세상에 어른이 있기는 할까요,우린 무엇이 되는건가요

tv에서 전원일기 재방영을 자주 한다. 아빠는 전원일기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는 세대라 요 근래 즐겨보신다.

옆에서 언뜻언뜻 보다가 이런 에피소드를 보게 되었다.


간추려서 대략 이야기하자면, 몸이 안 좋아 코피를 자주 쏟는 작은 며느리를 위해 큰 며느리는 보약을 다려줬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며느리들의 어머니는 노발대발 화를 내셨다. 흔히 말해 삐진 것이다.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본인은 보약을 안 해줬다는 말을 입에 달고 보약이 없으니 일찍 죽으라는 소리냐 라는 뉘앙스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 어르신 평생의 자식들을 위한 노고를 알기에 서운해하는 감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참 껄끄럽고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왜 더 아이 같아지는 것일까,

아이처럼 사랑받기를 바라고, 욕심을 내고, 떼를 쓰고 아이가 자라면서 벗었던 어린 티를 다시 갖는 것 같다.

어른이라는 단어는 나이로만 정의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이를 나보다 많이 먹은 어른, 경험적 어른...

이런 어른들은 어른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서 정의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2020년도에는 유독 '꼰대'라고 불리는 기성세대와 90년생이 느끼는 차이에 대해서 많은 해석과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함께 우스갯 소리로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유행처럼 사용할 정도였다.

하지만 단순한 꼰대 의미의 겉핥기를 넘어, 꼰대 세대에 어른은 없는 것인지, 정말 어른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나를 포함해 나보다 '어른'인 상대에게 배울 점을 찾고 싶은 젊은 이들이 태반이다.

모든 면에서 성숙한 인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어도 어른이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가지고 사는 이들을 보고 기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도, 당신도,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다. 자신의 삶을 살기에도 치열하고 바쁜 세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에게 자신이라는 감투 외에 씌워지는 것들에 대해 익숙지 않다. 감투를 즐겨내기는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기대를 저버린다.

어른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

그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의 다양하고 작은 영역의 의미들을 통해 그저 배우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른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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