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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형 물고기자리 Apr 30. 2021

책 추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 시작한 지 1년 된 사람의 달리기 책 일기

교보문고에 따르면 ‘달리기’나 ‘러닝’이 제목에 포함된 책 숫자는 2018년 5권, 2019년 11권에서 2020년 20권으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올봄 서점가엔 ‘달리기’ 책이 피치를 올리는 중이라고 조선일보 곽아람 기자의 인스타에서 알게 되었다. 꾸준하게 하는 운동이 ‘수영’이었던 나는, 코로나 영향으로 (물론 약 2~3년 전부터 꾸준하게 수영을 하지는 않았다.) 절대적인 운동 부족으로 인한 순환의 문제가 심각 해졌고, 우연하게 알게 된 “런데이 앱”과 “NRC”의 도움으로 30분 달리기 도전을 작년 5월에 시작하였다. 8주간의 도전 루틴을 나는 12주 만에 완료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도 주 2~3회 주기적인 달리기로 한 달에 약 40km를 달리는 루틴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곧 달리기 시작한 지 1년이 되는데, 아직도 달리기를 위해 집을 나가는 것이 어렵고, 목표한 달리기를 완료하면 48시간 동안은 달리기를 안 해도 되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한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기를 하는 것 같아 달리기 책의 고전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책 기본 정보]

제목: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en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옮긴이: 임홍빈

문학사상사 2009년 1월 5일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2005년 8월 5일부터 2006년 10월 1일까지의 달리기에 대한 기록으로, 우리나라에서 1쇄가 발행된 2009년 1월 5일 이후 39쇄가 발행된 (2021년 2월 8일 기준)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직업 정신을 알 수 있는 회고록이다. 세계적인 작가 하루키가 요즘 말로 “달리기”에 진심으로, 2005년 11월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하고, 2006년 10월 나카타현 무라카미 시의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하는 동안의 하와이, 도쿄, 케임브리지, 홋카이도 사로마 호수, 가나가와 현에서의 일상과 그가 왜 소설가가 되었고, 어떻게 소설을 쓰고 있는가를 솔직하게 기록한 책이다. 스티븐의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와 함께 직업으로서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에세이에서 그의 달리기에 대한 사랑은 익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창작자로서 근면하게 매일 달리기를 하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동경하였고 따라 하고 싶었다. 밥벌이로서의 회사 생활 이외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생활 루틴이 없었기에, 동경하는 작가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건강한 몸을 단련하고 단순하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이나 트라이애슬론과 같은 도전을 진지하게 준비하는 사실은 매우 감동적이고 나의 삶에 자극이 되었다.


책의 서문에서 하루키는 서머셋 몸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은 우러난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달리기 소재로 글을 쓰게  계기를 말한다. 작가가 굳이 본인의 취미라고   있는 “달리기 소재로 쓴다는 것에 대해서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는 모습이 오히려 그의 “달리기 대한 진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와 같은 나이에 접어든 사람이 새삼스럽게 이런 것을 쓴다는 것이 다소 어리석은 일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사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어느 쪽이냐 하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혼자 있는 것을 별로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는 성격이다. 매일 1시간이나 2시간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고 혼자 달리고 있어도, 4시간이나 5시간을 혼자 책상에 앉아 묵묵히 글을 쓰고 있어도 별로 고통스럽다거나 지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업 소설가가 되고 직면한 심각한 문제는 건강의 유지였고, 본격적으로 그가 매일 달리게 된 것은 <<양을 쫓는 모험>> (1982년) 쓰고 난 얼마 후부터였다고 한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서른세 살, 그것이 그 당시 나의 나이였다. 아직은 충분히 젊다. 그렇지만 이제 ‘청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 나이에 나는 러너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서, 늦깎이이긴 하지만 소설가로서의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던 것이다.


그리고, 트라이애슬론 도전의 경험을 이렇게 회고한다.


과호흡 문제에 대해서는 ‘ 나 스스로 뻔뻔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신경질적인 데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타트 전에 그렇게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니, 나로서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틀림없이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가경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명 문구에 이렇게 써넣고 싶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달리기 루틴을 가지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 “런데이 앱”에서 속칭 런저씨 역시 “걷지 말고 느리더라도 뛰라고” 나의 달리기를 격려한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으로, 아직도 달리기를 할 것 인지. 어디에서 달리기를 하고 몇 분을 할 것인지, 그리고 달리는 동안에는 힘들어서 중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목표 거리까지 달릴 것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 외에 일상에서 나의 뇌를 90% 차지하고 있는 고민거리들은 적어도 달리는 동안에는 잠시 사라진다. 그렇게 달리기 자체에 집중하고 도전 거리와 페이스를 달성하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내일 다시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근력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성실함을 선사하였다. 올 해에는 하프 마라톤 참가를 목표로 한번 달려볼까!!

1년간의 달리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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