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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섭 Aug 12. 2021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상처는 평생을 가지만 쉽게 낫지 않는다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내게도 상처들이 있는데 그중 제일 아픈 상처는      

내가 가난했던 초등학교 시절

짝이었던 여자아이가 

생일날 집으로 나와 같은 반 아이 몇 명을 초대했다.   

  

생전 처음 받은 초대.

어떤 것을 어떻게 선물을 해야 할지 몰라

용돈을 모은 얼마 안 되는 동전들을 가지고 

문방구에 가서 연필과 공책을 사서 깨끗한 봉투에 넣었다.    

 

수업이 끝나고 반 아이들과 짝인 여자아이의 집으로 

가던 중 나는 다른 아이들에 비교해 초라하게 입은 나의 모습, 그 아이들에 손에 들린 리본으로 예쁘게 포장된 선물들을 보고 더는 생일잔치에 참석할 용기가 없었다.

교문을 나왔을 즈음 난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봉투를 꺼내 짝의 손에 쥐여주고 뒤도 안 돌아보고 무조건 뛰었다.  


   

창피했다.

우리 집도 엄마가 살림만 하면서 내가 학교 갈 때 입을 옷을 챙겨주고 친구 생일날이면 가져갈 선물을 사서 

예쁘게 포장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 나와 비슷한 형편의 아이들이 많았을 텐데 내가 제일 가난하다고 느꼈을까.

중요한 것은 그때 받은 상처가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나를 아프게 한다.     


나도 이런데 다른 이들은 어떤 상처들이 가슴에 남아 평생을 아프게 했을지 생각하기조차 싫다.     

부디부디, 기분 좋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해서 그 상처들을 덮어 기억 너머로 사라지길 소망할 뿐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의상처

#좋은글귀

#김이섭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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