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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Apr 28. 2024

잡담

일기

수영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나른한 저녁 술을 먹고 싶은데

지금 마시면 나중에 운전을 못하니

대신 

차에서 웅크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고 있어요

세상의 모든 남자는 못 만나도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 건 괜찮지 않겠어요


이스라엘 가수 Chava Alberstein이 부른

The Secret Garden 이 라디오에서 나오는 바람에

그냥, 취해버렸어요


오늘 밤도 어젯밤이나 그제 밤과 같다면

난 그냥 나가버릴래요

찡그려질 만큼 진하게 향수를 뿌리고

진해대로 창원대로를 달릴 거예요

신호가 있는 길을 달려야 해요

신호 없는 길은 위험해서

창문을 내리고

바람이 몸에 잘 닿을 수 있게 달릴 거예요

함께 신호 받아 나란히 선 옆 차 운전자는 놀랄 수 있겠지만

창문을 열게요


FLO가 골라준 1970년대 레트로 감성 포크 팝송을 들을 거지만

지금 내 귀에는 계속해서 Jewel의 노래가 흘러요.


이십 대 때 들었던 Foolish games.. You were meant for me.. 이런 노래요


바람에 가로수의 잎이 매우 흔들리네요


여러 잔 마셔야 겨우 취하는 술 말고

한 잔으로도 충분히 취하는 독주가 필요해요


밤 드라이브를 마치고 주차를 한 후에

차에서 술을 마실 거예요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서요


거창한 밤의 계획을 안고

아직 울지 말자 이러면서 차에서 내릴 거예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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