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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May 01. 2024

오늘 밤

일기

바람이 매우 부는 밤.


내가 웃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걸까

멈춰서 주저하다 결국 돌아서는 것처럼

제안서에 성의가 느껴지는 회신을 보고도

내가 아니라 아무라도 어떤 글이어도 그러는 걸까

읽을 만 한지 글 같기나 한지 내놓을 만 한지 의문이 드는 밤.


다시 꺼내 읽으니

모든 것이 정지되는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는지

달려가 와락 안아주고 싶은

빈틈없이 문자로 가득 채워놓았지만

곳곳에 공백이 느껴지는 텅 비어 소리가 울리는

울음소리가 들리는 울고 있는 얼굴이 보이는 밤.


과연

개인의 일기 이상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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