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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Nov 06. 2023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의 시차와 온도차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기다려주기

누군가를 기다려 준다는 것은 곧 나를 기다린 다는 것 같다. 사람들은 각자 개인적인 시차와 온도차가 있다. 기다린다는 것이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상하 관계에서 마치 배려해 준다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이 아이를 기다린 다는 것은 서로 동등한 입장보다 부모님이 아이를 배려해 주는 입장이다. 직장 내 상사와 직원의 관계도 그렇고, 능력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기다림을 정말 스스로 실현시키고 싶다면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아이는 당연히 어른보다 생각이나 행동면에서 느릴 수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차와 온도차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어른은 그것을 아이가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하지만 어른의 시차와 온도차는 아이가 혼자 해결하기 위해서 기다려주는 것을 몹시 답답해한다. 특히나 한국 사회에서의 어른이라 함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자신의 입지를 다져온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빠르게 해결한 사람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그들에겐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기다림이란 이 표현을 매일 몸으로 습득하기 위해서 특히나 내 주변 관계 안에서 많이 노력한다. 내가 기다려서 발생하지 않을 문제보다 기다리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해결될 문제들을 참지 못하고 수면 위에 노출시키고 그것을 해결하는 게 내 입장에서의 문제 해결 방식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가라앉을 수 있는 문제들도 많다. 특히나 서로 신뢰관계가 뚜렷한 사이 일 수록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들이 더 많다. 그런 상황에서 내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급하게 개입하거나 서로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 일이 더 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도저히 답답해서 내가 뭘 못하겠다면 결국 답은 하나다. 같이 하기 뿐이다. 상대방이 해결할 수 있기 위해 조그만 힌트를 주면서 함께 해결하는 것이 이 시차와 온도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주객이 전도되면 그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서 자신감이 붙게 되면 그 이후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나 또한 현재 누군가가 삶의 문제에 대해서 해결해 주길 바라는 시기이다. 그렇지만 내가 나서서 뭔갈 하기보단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란 것을 최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기다림이란 상황이 발생하였고 그것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다.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해야 될 것이고 해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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