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이 과연 전문성을 획득하는 일일까?
2년 반동안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올해 2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사회복지분야의 전문성을 더 키우기 위해서 사회복지사 1급 취득을 위해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올해 6월에 결혼하여 아직 6개월 차 신혼부부인데, 주말에 혼자 나와 공부를 하고 있자니 적지 않은 현타가 오기도 한다. 와이프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와이프는 사회복지사 1급 보유자다….)
매년 사회복지사 1급은 30~40% 정도 합격률을 보인다. 신청하는 사람들 중 실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허수도 존재하고, 생각보다 시험공부가 어려운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지금 공부를 하면서 이 방대한 양을 공부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1급 자격증 공부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나 보다.
매년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자는 10만 명씩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140만 명 이상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 중 20만 명 정도가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140만 명 중에서 20만 명이면 14% 정도가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단 뜻이다. 계속 늘어나는 사회복지사 2급에 비해 1급은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 않는 걸 보면, 1급과 2급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는 거 같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1급과 2급은 어떻게 받아 드릴까?
사회복지시설평가에 구성원의 사회복지사 자격증 1,2급 여부에 따라서 시설 평가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항목이 있다. 때문에 시설의 경우, 채용 단계에서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한 지원자들에게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복지전공을 한 취업 준비생이라면 1급 자격증을 취득을 기본적으로 할 것이다. 그렇다고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것이 과연 사회복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뜻과 동일할까? 하는 의문은 든다.
앞서 얘기했지만,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은 객관식 시험이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객관식 시험을 잘하는 사람이 사회복지 현장에서 더 전문성을 확보했다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왜냐면 이론과 현실을 정말 다르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를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생애주기별 변화에 대한 부분을 알고 있어 그 문제를 다 맞혔다 하더라도 과연 사례관리 시에 이 이론이 얼마나 적용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선무당이 사람 잡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이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1급 시험을 팔아먹기 위함인지 모르겠다. 3급 시험을 없애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나 클라이언트의 반발보다 그 자격증을 팔아야 하는 학원업계와 교육기관에서 더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 요즘 2급 자격증 또한 학점은행제, 사이버대학,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실습을 하게 되면 쉽게 취득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한 해에 10만 명씩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 나 또한 이론 수업을 들으면서 현직에서 내가 적용할 만한 것이 얼마나 있을까 고민하기보다는 최대한 암기 요약노트를 보면서 문제 풀이를 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전공 공부를 하면서 현직에 계신 다양한 분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실제 문제 인식과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오히려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심리상담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란 생각이 든다. 결국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제 35일 정도 남은 1급 사회복지사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기 싫은 생떼를 브런치에다 와다다다 쏟아부어봤다. 단순히 1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시험공부 이외에 다른 비판적 시각과 생각을 남겨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2024년 제22회 사회복지사 1급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 모두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