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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흔소녀켈리 Feb 10. 2020

따뜻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미안해,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 행복해!


딸아이는 이제 5살이 되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생각도 깊어졌고, 하는 말마다 주옥같다. 연말에 이어 연시라고 회식이 잦았던 남편 (?) 며칠 전에는 아이가 눈물 나게 예쁜 말을 처음 쏟아내었다.

"오늘은 아빠가 늦게 온대. 우리 먼저 잘까?"
"아빠 늦게 ? 회사에 일이 많대?"

회사에서 일하느라 늦게 온다고 생각한 아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지난해  때만 해도 단어만 나열해서 말하던 아이가 이제는 완벽하게 문장으로 얘기를 한다.

". 일이 많아서 늦게 온대. 아빠에게 하고 싶은  있어?"
-하고서 핸드폰을 꺼내 음성 녹음 버튼을 눌렀다.

"... 내가 좋아하는 아빠, 보고 싶어... 빨리 ."
"아빠가 좋아?"
"엄마, 아빠가 제일 좋아!"


-여기에서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호기심이 많아진 아이가 입에 달고 사는 "?" 던져보기로 했다. 속으로는 '너도 한번 당해봐라~' 했던  같다. 그리고 "-" 대한 아이의 대답이 궁금한 것도 있고.

" 좋아?"
"... 사랑하니까."
" 사랑하는데?"
"... 소중하니까."!!! 


심쿵. 코끝이 갑자기 시렸다. 눈물까지 그렁그렁 차올랐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아이와 말장난하다 잠들어야겠다 했던 건데, 아이는 장난으로 시작한 엄마의 질문에 너무나 진지하게, 그러나 심드렁하게 , 하고 내뱉었다. 소중하다니, 아이의 입에서 "소중하다" 말은 처음 나온 것이다.

"소중하다는 말도 알아?  소중한데?"
"~ 그건 행복하니까!"!!!! 


행복하고 소중하니까 사랑한다는 논리가  아이의 주옥같은 말들이 가슴에서 꽃처럼 마구 활짝 피어올랐다.






엄마의 노래, 엄마의 사랑



임신하고부터 아이가 태어나고  돌이  때까지 독박 육아였다. 출장이 잦은 남편 덕에 아이와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잠을 제대로   없어 순간순간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올랐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른  배고프다고, 안아달라고, 재워달라고, 울고 보채는 아이에게 화를  수가 없었다. 똘똘한 눈으로 엄마만을 바라보는 아이.

-너에게는 오직 나만이 구원일 테니까.
-너에게는 내가 ‘보이는 세상의 전부 테니까.

그래서 화가  때는 심호흡을 하고 아이를 안고 하염없이  집안을 어슬렁거리며 내가 지어낸 노래 아닌 노래를 불러주었다.

"사랑해, 곰이야~ 고마워, 곰이야~ 행복해, 곰이야~ 따뜻해, 곰이야~  자라, 곰이야~"





엄마와의 사랑 표현 습관
미안해,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 행복해!



아이와  사이에 습관처럼 되어버린 말의 패턴이 하나 있다. 무언가를 잘못하거나, 실수하거나, 미안해질  우리는 "미안해, 미안해"라며 먼저 얘기하고, 그다음엔 "괜찮아, 괜찮아", 그러면 다시 "고마워, 고마워",  다음 "사랑해, 사랑해"... "행복해, 행복해", "알러뷰, 알러뷰", "아임 해피, 아임 해피", "땡큐, 땡큐" 끝나게 되는.

말을 제대로 하기 전부터, 나는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싶으면 바로 "미안해, 미안해" 하고 사과를 했다. 목욕을 하다가 차갑다며 울면 "미안해, 미안해", 밖에 나갔다가  엄마를 기다렸던 아이에게 "미안해, 미안해"하며 "사랑해, 고마워, 행복해" 연이어 말했다. 그랬더니 어느 ,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어질러진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으니 아이가 "미안해, 미안해" 하고 말하더라. 나는 곧바로 "괜찮아, 괜찮아" 하며 "우리 같이 정리해볼까?" 하며 어질러진 거실을 함께 정리해나갔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했던가. 부모가 하는 행동과 말은 여과 없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아이는 거짓 없이 그대로 흡수하고 만다. 그래서 말을 배워나가는 아이, 행동을 따라 하는 아이 앞에서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과  또한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누구나, 부모라면, 내 자식을 향한 사랑은 무한하며 어떤 것으로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마음을 속으로만 품고 있거나 표현할 줄 몰랐던 나의 아버지처럼 키우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나였다. 작은 것부터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사랑하고, 소중히 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부모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


아이는 다행히도, 나의 다짐을 눈치챘던 모양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어느새 흡수하여 그대로 따라 해주고 있었다. 미안해, 괜찮아, 고마워, 사랑해, 행복해... 이 다섯 가지의 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분명 잘 알고 있었다.





말과 행동이 하나 된 사랑 표현



말뿐이 아닌,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 표현이 아주 중요하다. 나는 갓난아기 때부터 볼을 부비부비 하며 사랑해, 코끝을 부비부비 하며 사랑해,  귀를 맞잡고 사랑해~ 하며 뽀뽀를 했다. 하루에도 백번이 넘도록 뽀뽀하고 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때로는 집이 떠나가라고  소리로 "사랑해, 곰이야" 외치기도 했다. 아이는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엄마, 사랑해" 속삭여주었다. 무언가를 잘했을 때도, 밥을  먹어주었을 때도, 밖에서 손을  잡고 따라가 주었을 때도,  한잔을 기꺼이  마셔줄 때도... 시시때때로,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고마워, 사랑해, 우리 " 하고 표현했다.








나는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아이와 더욱 깊은 사랑의 관계를 굳건하게 맺고 싶다면, 손짓, 몸짓, 윙크, 뽀뽀  어떤 방법이든 나와 아이만의 사랑 표현법을 만들어보라고. 아기 때부터 꾸준히, 습관처럼 해보라고. 그러면 어느 , 아이가 먼저 사랑의 화살을 날려줄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의 사랑 표현이 일상이  것이다.


이제 , 5살이  딸아이가 "행복해서, 소중하니까, 사랑한다" 말을 속삭여주었을 , 가슴  깊은 곳에서 나는 뜨거운 것을 느꼈다.

',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내가 너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  전달되었구나.'

나는 어린이집 등원을 차로 하고 있는데, 운전을 하면서도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엄마, 내가 사랑하니까, 오늘 일찍 데리러 와야 !"
"~ 엄마는 곰이를 너무 사랑하니까 보고 싶어서 빨리 데리러 갈게!"

하원 시간, 아이를 데리러 가는 동안에도 나는 가슴이 쿵쿵 뛴다. 나에게 달려와 안기며 "보고 싶었어, 사랑해."라고 말하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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