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이기호 작가님의 짧은 소설 모음집.
늙어서도 가난한 부모, 가난의 대물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일용직, 생존을 위해 사는 반지하방, 아무 인프라도 없는 지방, 생존마저 위협하는 일용직의 근무환경, 4년간 돈을 하늘에 뿌리고 얻어가는 것 없는 대학, 그 와중에 코로나 사태도 겹쳤다. 대략 비슷한 처지의 두 20대 젊은이가 같이 살고 일하면서 희망 없이 숨만 쉬며 인생을 보낸다.
자신들이 가진 쥐꼬리만 한 여유만큼, 가끔은 그 한도를 초과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피식 웃음 짓게 하는 장면도 있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는 항시 그들의 곁에 있고, 그들의 사람다움을 바로 잠식해 버린다.
비극으로 끝나고 울분을 토하는 젊은이의 앞엔 여전히 암울한 미래뿐이다. 이들에게 ‘노오력’ 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 있는 어른은 없다. 그 어른들이 이 젊은이들이 구렁텅이에 빠지게 설계하고 착취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