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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ckneim Jan 02. 2020

회사에는 왜 일 못하고 나쁜 사람들만 남을까?

회사에 B급도 아닌 C급만 남는 이유

연말 친한 사람들과 저녁식사 중 인사고과 시즌이다 보니 인사고과와 평가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던 중 회사에는 왜 일 못하고 나쁜 놈들만 남을까?라는 질문을 누군가 무심하게 던졌다. 이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각자 회사에서의 경험담, 스토리와 의견을 엄청나게 쏟아냈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본 결과 크게 3가지로 가설을 세워봤다.

 

A 씨의 가설 : 일 못하는 인간들은 말만 하고 남의 성과를 가로채기는 것을 잘한다. 회사에서 인정받으려면 상사에게 어필하는 게 중요한데 이것만 잘하다 보니 살아남기가 수월하다.


B 씨의 가설 : 일 못하는 인간들은 정치를 잘한다. 실제로 일은 별로 안 하는데 상사에게 아부(일명 싸바싸바)하고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정치질을 잘해서 살아남는다.


C 씨의 가설 : 일 못하는 인간들은 다른 사람들을 못살게 굴어서 나가게 만든다. 즉 남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는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


누군가는 이런 못된 사람들 때문에 회사생활 못해먹겠다고 얘기를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이런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조직이 문제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조직생활을 못하는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고도 얘기를 했다.


나의 경험담에 비추어볼 때 세 가지 가설 모두 어떤 조직이든 존재할 수 있고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왜 회사에는 이런 일 못하고 정치질 하고 남의 성과를 뺏는 사람들이 살아남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걸까?

그 이유를 알려면 회사가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걸러내고 평가하고 관리하는지를 살펴보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회사는 왜 평가(인사고과)를 할까?

연말이 되면 회사는 인사고과 시즌이라고도 불린다.

나에게 일을 주는 사람인 직책발령, 임원인사에 대한 발표가 나는 시기이기도 하고 나와 평범한 직장 사람들은 올 한 해 나의 업무성적은 어땠는지 인사고과를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회사가 인사고과 평가를 하는 이유는

1) 회사는 우리 조직에서 누가 일 잘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한다. 즉 누구를 승진시키고 어디로 배치시킬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가려내고 싶은 것이다.


2) 회사는 성과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를 원한다. 잘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자극받고 서로 경쟁하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한다.


3) 회사는 잘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한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붙잡아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보자면 인사고과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보다 불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으며

인사고과 평가로 인해 내가 이것밖에 못했나 라는 좌절감으로 직장생활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퇴사를 결정하기도 한다.

(내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는데 인사고과를 못 받았을 때의 그 느낌은 세상 우울하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평가의 한계가 명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C Player(일 못하고 나쁜 사람)가 남는 이유

조직에서  대부분의 평가제도는 관리자(직속 부서장/팀장)의 관점에 의존하게 되고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성과를 가로채서 나의 성과로 포장하거나

인사권한이 있는 관리자의 개인 성향이나 친분을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정치질 행위를 하는 등 조직이나 인사관리자가 알기 어려운 부분을

이용하는 행동에 대해 걸러내는(Screening)것 자체가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 조직 관점에서는 파악하기 쉬운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관리자에게 인사평가 책임을 주면서 어느 정도 책임을 회피한다는 입장도 일부 있다.


또한 C Player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본인들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잘 눈에 띄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B Player(평균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무던하게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이 해당한다)들을 노린다.

(A Player. 이미 성과를 인정받고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은 건드리기 쉽지 않다)



필자가 소개한 C Player 비중이 높은 조직은 실제로 적지 않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대기업 중에서도 꽤 많다) C Player가 많은 것은 조직 차원의 평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평가방법이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조직 차원에서는 C Player를 만드는 조직시스템을 개선하고 B Player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들을 방치하게 된다면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B Player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A Player는 성과가 높고 일 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언제든지 이직할 잠재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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