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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늘보 Jan 24. 2018

4-3. 떠오르는 일자리: '크리에이터'

닥터늘보의 미래진료소_Day12

4-3. 떠오르는 일자리: '크리에이터'



  3) 미래의 꽃을 피우는 사람들: '크리에이터'


  예정대로라면 이 글은 2주 전에 작성했을 글이다. 그러나 작성하기 전 우연히 '콘텐츠는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보게 되었고, 이 주장이 무슨 뜻인지, 맞다면 어떤 근거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확인한 결과 이 주장은 콘텐츠 중심의 사고는 CEO 들을 함정에 빠트린다는 내용으로, '크리에이터' 편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하지만 이 주장은 플랫폼 전쟁의 근본 원리를 설명하기에, 플랫폼에 대해 설명할 때 다루도록 하겠다.


  앞선 글에서는 미래에 씨앗을 심어줄 '메이커'에 대해 알아보았다. '메이커'는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최근 코딩 교육이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알고리즘적 사고에 익숙해진다. 또한 어려서부터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스스로 작은 로봇을 만들어보며 자신도 모르게 '메이커'로서의 경험을 쌓게 된다. '아두이노'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 생태계와 피지컬 컴퓨팅, 블록 코딩 기술이 발전할수록 아이들은 더욱 쉽게 '메이커'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이렇게 자라나는 '메이커'들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또는 그 둘이 결합된 도구를 만들어 미래에 씨앗을 심는다면 이번 글에서 이야기할 '크리에이터'는 이 도구들로 꽃을 피운다. 이미 SNS나 '유튜브'에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였으며, 이들은 생산된 제품을 리뷰하거나 사용하는 방법, 또는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아래의 숫자를 보자.


유튜브 400시간, 페이스북 300만, 인스타그램 65000장


  이 숫자들은 분당 각 플랫폼을 통해 생산되는 콘텐츠의 수를 뜻한다. 즉, 유튜브는 분당 4320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며, 페이스북에는 300만에 달하는 페이지가, 인스타그램에는 6만 5천 장에 달하는 사진이 업로드된다. 이 콘텐츠들이 소비되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더욱 큰 숫자가 보인다. 전 세계의 유튜브 이용자들의 하루 동영상 시청시간을 합하면 무려 10억이 넘는 시간이 나온다. 

  그러나 이렇게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이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아직 젊고, 살아갈 날도 아직 창창하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잠시 들여다보도록 하자.



[짧공필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카페 공감3 (feat. EXID)

  '짧공필름'은 공감을 일으키는 짧은 동영상으로 각 영상이 몇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을 제작한 '피키픽처스'에는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속해 있는데 기성 방송과 다르게 다수가 2030이다. 이들은 '이거레알', '짧공필름', '엄마가 잠든후에' 등 기존의 미디어에 비해 굉장히 짧은 영상을 다수 제작한다. '피키픽처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은 44만 명에 무려 이른다.


MBC 파업 문제 한방에 정리 (7분 순삭주의)

  'G pictures'의 국범근 대표는 사회적 이슈를 10대들의 입맛에 맞게 쉽고, 짧게 정리하는 영상을 만든다. 지금의 1020은 뉴스를 TV나 신문에서 보는 게 아니라 유튜브에서 요약본으로 시청한다.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니 기존의 미디어들은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했다. 다음은 그와 같은 고민 글을 링크한 것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금준경님의 '국범근이 부럽다.'


[EN/CN SUB] 말도 안 되는 일을 이루어 주는 그 이름, 술의 신 [전지적 짝사랑 시점 2] EP03 _ 술의 신

  '전지적 짝사랑 시점(전짝시)',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는 웹에서 큰 인기를 끈 웹드라마다. 이 드라마들은 한화가 보통 2~10분 정도로 짧게 구성된다. 1020은 긴 기존의 드라마들보다 훨씬 짧은 웹드라마들에 더 익숙하다.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는 글로벌 조회 수가 1억 뷰를 넘겼으며, '전지적 짝사랑 시점(전짝시)'는 웹을 뛰어넘어 케이블방송에까지 진출했다.



  이 생태계를 만드는데 주축이 되는 이들은 지금의 10대부터 30대까지다. 소비자도 그렇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생산자도 20대가 주축이라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들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소비하는데 매우 익숙하다. 10년, 20년이 지날수록 이들의 사회적 역할은 지금보다 커져갈 것이고, 그에 따라 콘텐츠 시장도 더욱 커지게 된다. '크리에이터'는 이 커져가는 시장에 필수적인 직업이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융성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제도가 필요하다. 콘텐츠의 시장에서는 집객력이 곧 돈과 연결된다. 또한 어떻게든 남들보다 눈에 띄어야 소비자가 클릭한다. 따라서 '크리에이터'는 다른 시장보다 더 쉽게 경쟁에 내몰리게 되고, 윤리적인 선을 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미 사회는 이러한 병폐를 안고 있다. 어떤 BJ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골려주는 영상을 올려 인기를 모으거나, 대가로 돈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 행동은 일부 시청자들의 모방행동으로 이어져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곤 한다. 또한 종종 폭력성과 선정성이 기존 방송에서는 규제되어야 할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되지 않는다. 이는 다시 그릇된 가치관과 모방행동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 방송들을 보는 이들이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임을 생각해 볼 때, 이를 적절히 규제하지 못한다면 미래엔 디스토피아가 발생할 것이다.


민폐 BJ 관련 링크 -> http://extmovie.maxmovie.com/xe/freeboard/22044587


이러한 문제를 영화화한 <너브>


  분명 콘텐츠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 이를 따라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콘텐츠를 소비 가능한 시간이 무한대가 아님을 생각해 볼 때, 경쟁은 더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이 불충분한 제도가 지속된다면, 끝없는 경쟁 속에서 폭력성과 선정성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어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BJ를 비롯한 '크리에이터'가 되는 데는 적어도 최소한의 윤리관 등의 교육이수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이수/면허증/자격증 제도가 있어야 하고, 선을 어겼을 때 처벌할 관련 법안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건강한 시장을 이룬 '크리에이터'들은 사회 구석구석 정보를 전파할 것이고, 지식을 나누어 갈 것이며, 때로는 비판을 담당하여 사회적 운동을 일으킬 것이다. 부디 이들이 미래에 피우는 꽃들이 다채롭고 평화로우며 아름답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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