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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홍 May 03. 2018

카페 창업 자금의 기본 설계

- 창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자금 설계의 기준

나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즐기는 편이야. 많은 커피 관련 업체들의 최근 동향도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펼치는 기발한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브레이크 타임 때는 종종 SNS를 이용하지. 그런데 며칠 전 페이스북을 하다가 한 창업 예정자가 “제 자본금이 얼마 있는데 카페를 창업할 수가 있나요?’라고 물어본 걸 봤어. 그런데 얼마 안 돼서 한 창업 전문가라는 양반이 이런 말을 남겨 놓더라고. “창업 초보시니깐 사업을 크게 벌이시지 말고 소자본으로 작게 하는 것이 좋겠네요’라고 답변하더라고. 이런 답변이 바로 자칭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내리는 굉장히 비논리적인 답변 중 하나야. 도무지 창업 초보랑 소자본 창업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이지? 이 사람이 알려준 답변을 거꾸로 돌려보면 소자본 창업을 하면 초보자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혹은 소자본 창업은 망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이 되는 거잖아. 이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리야! 실패해도 되는 사업은 없어. 오히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더더욱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어. 안 그래도 없는 자본 탈탈 털어서 시작했는데 실패라도 해봐. 다시 재기할 돈이 한 푼이라도 남아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자칭 창업 전문가라는 양반들은 제발 이런 말로 사람들 현혹시키지 좀 마.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것이 창업 자금이야. 도대체 얼마나 자금을 가지고 있어야 카페를 창업할 수 있는 건가라는 거. 다들 정말 알고 싶은 얘기잖아. 직장 생활하다 보면 각종 공과금, 대출이자, 식대, 교통비 등 지출되는 것들이 많은 데 비해 나오는 급여는 늘 정해져 있으니 통장에 모인 돈은 얼마 되지 않는 게 현실이지. 죽어라 아껴 써도 큰돈 모으기가 힘든 상황에 막상 창업을 하려고 하니 주변 카페들의 인테리어비는 얼마나 들었는지 인건비는 얼마인지 궁금해지는 한편, 창업이란 걸 알면 알수록 더 두려워지기도 하고 말이야. 사실 나도 명쾌한 답변을 주기가 어렵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 물론 많은 자금이 성공을 보장해 준다고 단정 지어서 말하진 못하지만 성공 확률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 하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 몇몇 빼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듯한 창업 자금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니 자금 얘기라는 건 현실적으로 냉정히 얘기할 수밖에 없어.  

그렇다면 돈 없는 사람들은 카페를 창업하면 안 되냐고? 물론 아니지. 나도 뭐 처음엔 온통 대출로 채워진 자금으로 시작했으니까. 지금부터는 내 경험을 토대로 직설적으로 얘기해 볼게.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카페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대략 1억 5천만 원 내외라고 할 수 있어. 물론 더 많으면 좋다고 할 수 있고. 1억 원 밑으로도 충분히 창업은 할 수 있어. 단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확률이 낮아지는 게 문제야. 내가 전제 조건을 얘기했잖아. 카페로 ‘성공’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라고. 그런데 왜 1억 5천만 원 정도냐고? 자, 그럼 하나하나 따져서 계산해 보자고. 첫 번째로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냉장/냉동고 같은 장비 구입비가 있어. 성공을 전제로 했으니 매출이 꽤나 발생하는 상권이라고 가정하면 어느 정도 기능이 우수한 제품을 사야겠지?(이건 왜 그런지 나중에 머신 구입에 대한 파트 때 설명할게) 그래서 대략 고급 기종을 중심으로 구매한다면 전체 비용이 2천만 원에서 많게는 4천만 원도 넘어가. 나는 대략 2천만 원 중반으로 구매하고 있어. 그리고 인테리어비를 보자고. 대략적으로 10평 정도의 테이크아웃 카페를 생각하면 인테리어/익스테리어/별도 공사(테라스, 간판, 증설 등) 포함하면 2천 후반에서 4천만 원까지 생각할 수 있지. 그리고 초도 비용이니 마케팅, 홍보 비용이니 해서 1천만 원 정도 보자고. 그렇다면 평균적으로 6천에서 7천만 원 정도가 기본적인 예산으로 나간다고 생각해. 자, 그럼 남은 건 권리금, 보증금, 6개월간 운영자금이 남아있지. 권리금과 보증금은 상권에 따라 다르고 위치에 따라 달라 지는 건 기본으로 알고 있지? 장사가 잘 될만한 곳은 비싸고 아닌 곳은 싼 게 자본주의의 논리잖아. 그럼 1억 5천 정도의 돈에서 6~7천만 원을 빼면 8천~9천만 원이 남는데 이 걸로 권리금, 보증금을 내야 하는 거야. 부동산 다녀보면 알겠지만 좋은 상권에서는 권리금만 1억이 넘어가. 보증금도 마찬가지고. 자, 이제 1억 5천 정도가 왜 성공을 하기 위한 아주 최저의 금액인지 알겠지? 물론 우리 가맹점 중에는 총 소요예산이 1억 2천만 원으로 정리된 곳도 있어. 이런 매장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서 예외로 해 두는 게 좋겠지.  



여기서 우리는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어. 사실 자금을 넉넉하게 가지고 창업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가진 자금을 가지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냐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지. 그런데 나는 이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 전체적으로는 위의 생각과 다를 바는 없는데 내가 가진 자금이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 투자금으로 얼마만큼의 목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로 접근해야 한다는 거야. 무슨 말이냐면 당신이 가진 돈이 적어서 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곳에서 작은 규모의 카페를 창업했다고 치자고. 그렇다면 매출 목표를 낮추는 게 맞다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투자금은 적은 데 반해 큰돈을 벌려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으니깐 힘이 빠지는 거라고. 요즘 은행에 1억 5천만 원이란 돈을 맡겨 두면 이자가 1%도 안 나오잖아. 끽해야 1년에 이자 150만 원도 안 나오는 자금으로 창업을 했으니 목표 수익을 자기 인건비 제하고 15프로만 해도 충분한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시작을 해야지, 큰 욕심 가지고 시작하면 안 된다는 거야.  



즉, 자금 설계의 기본은 내가 얼마나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자금으로 얼마나 목표 수익을 가질 것이고, 만약 목표 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자금이라면 아예 창업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거야. 그저 창업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돈을 끌어 모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돈으로 성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거지. 내가 위에서 제시한 1억 5천만 원이 반드시 그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야. 그저 우리 크레이저 커피의 테이크아웃형 카페가 일반적으로 목표 수익을 15~25프로 정도 정하고 창업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는 거니깐 각자 정한 목표 수익을 먼저 생각하고 창업 자금을 설계하는 것이 순서라는 걸 명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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