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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saka Mar 11. 2024

소설이 되자


소설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오랫동안 길이길이 회자되는 베스트셀러까지는 아니어도


한 번쯤은 찬찬히 곱씹어볼 만한 모노드라마 정도는 될 줄 알았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따가운 햇살처럼 가슴을 찌른다.


명언처럼 주위에는 이름 모를 타인들의 희극으로 그득하니,


비극은 오로지 가까이에 있는 일인칭의 무미한 현실뿐이다.


현실이라는 단어가 이리도 불쾌한 말이었나?


깨고 싶지 않아. 어젯밤 꿈 속에서.


그래. 이럴 거면 차라리 소설이 되자.


소설처럼 살 수 없으면, 현실을 소설로 쓰자.


가까이에 있는 비극을 각색하여 머나먼 타인에게 읽히는 희극이 되자.


나의 삭막한 현실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기를 바라자.


현실과 소설의 혼종 루사카는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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