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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K Jun 04. 2019

아무도 안 알려준 회사생활 Tip #1

메일 쓸 때 제일 먼저 쓰는 수신자 호칭

요즘은 회사가 많이 수평적이고 실용적으로 바뀌어서 필요한 내용만 적고 수신인 표기를 안하는 경우도 많다. 어차피 메일 주소에 수신, 참조, 비밀참조를 구분지을 수 있으니까. 경험상 미국/중국 쪽이 그러한 깔끔한 방식을 쓰는 것을 가끔 혹은 자주 보았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문화권에서는 수신인을 적어주고 인사까지 해주는 방식이 회사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렷다.






영문으로는,

TO : (브런치사업팀) 강아지 대리(님)

CC : (블로그사업팀) 고양이 변호사(님)


국문으로는,

수신 : (브런치사업팀) 강아지 대리(님)

참조 : (블로그사업팀) 고양이 변호사(님)


로 시작하는 비즈니스 메일은 가장 무난하다. 요즘은 조금 더 간결해져서, 가령 예를 들면,


강아지 님, 강아지 대리님,  또는  강아지 대리님께 ..



정도로 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으며 칭찬도 비난도 받을 일 없다. 수신인이 누구인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스타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 상대방에게 권유/통보/부탁/질문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메일 상에서 상대방 기분을 초장부터 망쳐놓지 않고 내용에 집중하게 하기 위함인 것이다.

필자가 비추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X) 강대리님, :

    ' 강대리가 한명이면 다행.. 친한 사이인가? 왜 서로 친하다는 티를 내지? 혹시 압력을 행사하는건가? '


(X) 브런치사업팀 강아지 대리님, 블로그사업팀 고양이 변호사님, 무슨무슨팀 누구누구, 사랑하는 나의옥경이

    ' 엔터키 고장난게 틀림없어 '


(X) 급!! 확인!! , 이 메일을 받으신 분께 , :

    ' ..사랑의편지? '


** 담당자를 모르는 상황에서 보내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럴 경우는 '담당자 귀하', '**물류건의 담당자께', 'To whom it may concern' 등의 자연스러운 말들이 사용된다.   





* 이름 앞에 소속 '브런치사업팀' 을 쓸 때도 있고 안 쓸 때도 있는데, 보통 메일 수신자가 1~3팀 이내로 몇 안될 경우는 팀을 생략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다. 역할을 지정해줘야할 필요가 강하게 있을 때를 제외하고. 하지만 그 이상의 여러 조직이 섞이게 되면 반드시 명시해주는 것이 수 많은 수신자들을 배려하는 방법이다.


호칭은 당연히 소속한 조직과 상대측 조직 분위기에 맞추어 붙이거나 제외하게 된다. 요즘은 '님'자 하나 안붙였다고 뭐라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다만 분위기를 아직 못읽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님'을 붙이고 사회생활 시작하기를 바란다. 떼고 싶으면 리그에 끼고 난 다음도 늦지 않다. 사회생활에서 단연코 마음에 새겨야 할 문장은 '공손하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이니까.







해외영업 하면서 워낙 다양한 메일을 써본지라 어느 정도 매너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7년차쯤 되었을 때였을까. 어느 날 부서장(두 단계 위)이 나의 전체메일에 개인적으로 회신을 보낸 일이 있었다.



강아지 대리. 이건 강아지 대리가 아직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 건데, 수신자에는 보직명으로 쓰되, 한 명의 보직장에게 메일을 보낼 때는 성을 떼고 써도 돼.



그렇다. 나는 몰랐고, 글을 보고도 한참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 여러번 메일을 다시 읽고 나서야 이해했다.


1. 회사에는 보직이라는 것이 있다. 직급(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과는 달리, 맡고 있는 역할에 따라 주어지는 타이틀이다. 따라서 같은 직급이라도 맡은 역할이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팀을 이끄는 팀장, 누군가는 팀에 소속된 팀원이라는 뜻.


2. 때문에 회사에서 제대로 호칭을 사용하려면 부서장은 계급에 상관없이 부서의 장으로 불러야 한다. 그룹이면 그룹장, 팀이면 팀장, 파트면 파트장.


3. 같은 메일 안에 두 명 이상의 동일한 보직장이 있을 경우, 성을 붙여서 구분해준다. 가령, 강팀장과 고팀장이 있을 경우 강팀장님, 으로 메일을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팀장이 한명이고, 특히나 소속 조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일 경우 팀장님, 으로만 호칭한다.


이럴 경우 팀장 한 명에게 메일의 내용이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나며, 이것은 쓴 이에게도 받은 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호칭법은 회사 내의 조직과 직급, 수신처 목록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야만 가능한 배려이다.

때문에 독자들께서 이런 노련한 스킬들을 갈고 닦아 사회생활을 '좀 한' 사람들의 무리에 낄 수 있길 바란다.

(까마득한 후배가 마음다치지 않게 자상하게 알려주신 당시 부서장께 소소한 감사를..)




[다음 회 예고]

  * 비지니스 이메일에서 '의외로' 유용하게 쓰이는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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