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
5. 어쩌면 내가 가장 미루던 것은 나에 대해 알아보는 것
앞서 이야기한 여러 사례처럼
프로미룸러는 크고 작은 여러 미룸을 거쳐왔다.
그 중 가장 오래되고 깊숙하게 미룬 것이 있으니
바로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매번 귀찮아서, 번거로워서,
고민하기보단 모른 척하기 바빴던
'나를 알아보는 시간'.
프로미룸러는 미루기를 극복하고자 온
제주에서 스스로를 알아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최대한 가볍게 시작해보기
'스스로를 알아본다'는 게 말이 거창하지,
미루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에게
본격적으로 각을 잡고 진지한 시간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보통 프로미룸러의 스스로를 알아보는 시간은
멍 때릴 시간이 많은 요가 시간에 이루어지곤 한다.
나는 왜 걱정인형이 되었을까?
당장 오늘 저녁 요가 시간의 일이다.
왜 내가 걱정인형이 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보통 나의 걱정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고민하면서였다.
돌이켜보면 보통 프로미룸러의 걱정은
아주 사소하게 시작한다.
업무적으로 얻은 피드백이나,
스스로 갑자기 깨달은 현타 등
사소하게 시작된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갑자기 커어다란 걱정 태풍이 되고 만다.
이후 이 걱정의 태풍 속에서
프로미룸러는 결국
지금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 또 걱정하게 된다.
걱정의 시발점을 고민해보던 중
문득 '이상하게 걱정의 마지막은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엇을 해먹고 살지?'
'평가를 안 좋게 받으면 어쩌지?'
'이정도면 연차에 맞게 일을 하고 있는건가? 남들보다 많이 뒤떨어지는걸까?'
'~라고 이야기했는데 OO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후 매번 하는 걱정들 중 대부분이 공통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가 평생한다는
첫번째 고민인 '뭐해먹고 살지?'를 제외한 나머지 걱정들은
모두 '타인의 시선'과 관련되어 있었다.
프로미룸러가 걱정이 많았던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그 누구보다도 신경썼기 때문이었다..!
왜 이 당연한 것을 몰랐을까라는 반성과 함께
프로미룸러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타인이 뭐라고 평가를 하건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자고.
그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면,
이에 대한 타인의 시선은 최대한 흘러보내는 연습을 하자고.
요가라고 쓰고 '나를 알아보는 시간'이라고 말해요 우리
뻐근해진 다리로
겨우 운전을 해서 돌아오는 길.
패달을 밟을 때 평소보다 힘이 더 들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조금 가뿐해졌다.
당장 걱정인형이 아닐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왜 걱정인형이 되었는지를 알게 되어서일까.
자도 자는 것 같지 않던 요즘
모처럼 꿈 없이 그냥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프로미룸러는
가장 큰 미룸인 '나를 알아가기'를
미루지 않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