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다 Jan 25. 2016

제주누들로드 5-곰막

향긋한 성게국수와 푸짐한 회국수

제주공항에서 동쪽 해안을 따라 달리다 보면 '곰막'을 만날 수 있다. 삼둥이가 다녀간 후로 더 유명해진 이곳의 메인 메뉴는 회국수와 성게국수, 그리고 저렴했던 우럭 매운탕이다.

'곰막'이라는 상호가 독특해서 제주방언인가 보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사장님께 여쭸더니, 곰막이 위치한 동복리의 옛 지명 '골막'에 '곰'같은 주인이라는 뜻을 더해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회를 주재료로 하는 식사류를 생각해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회덮밥일 것이다. 횟집에서 회를 먹다가 질리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회덮밥, 좀처럼 발길 하기 어려운 비싼 참치집의 점심특선으로 나오는 회덮밥처럼 말이다.

그런데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회국수'라는 것을 맛보았다. 회덮밥에 밥 대신 면이 들어간 것이다. 물론 면은 중면을 사용한다. 아마 이것이 회냉면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곰막 회국수의 특징은 너무 달지도, 너무 맵지도 않는 양념장과 숭덩숭덩 아낌없이 들어간 회! 때마다 좋은 회를 위해 그 종류가 바뀌기도 한다. 한 번은 고등어회국수를 먹기도 했다. 그러니 특별히 가리는 회 종류가 있다면 주문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면과 야채, 회를 잘 비벼서 세 가지를 동시에 입에 넣으면! 침이 꼴깍!

그리고 다음은 성게국수. 성게국수의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성게알의 향긋함을 살려서 요리하는 것이다.

가끔 성게국수를 먹을 때 다른 해산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거나, 참기름, 유부를 많이 사용해서 성게 특유의 향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곳도 많다. 그래서 난 성게 외에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선호하는데 곰막의 성게국수가 그렇다. 성게와 파만 들어가 있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회국수를 먹으며 시원해진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게국수, 한 입씩 번갈아 맛보는 것도 기가 막히다!

국수가 나오기 전까지 해산물도 한 접시 시켜본다. 제주 음식점에서 한 접시에 1-20,000 원하는 해산물에 많은 양을 기대하지 말자, 신선함은 보장될 테니...


곰막은 여느 육지의 가게들처럼 외국인 여성분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몇몇 직원 분들은 한국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메뉴도 잘 이해하지 못해 주문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니 주문할 때 꼭 확인해 보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누들로드 4 - 수두리보말칼국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