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내가 할 수 있는 일

by 여지나


너의 머리를 쓰다듬는 일


눈을 맞추며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떨리는 손을 붙잡고

눈물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일


다리께 묻은 흙을 털어주고

햇빛을 피해 손우산을 씌워주는 일


내 손을 밀어내고

성큼성큼 걸으면


그림자가 나보다 길쭉해진 너를 위해

남은 건 기도뿐


작아진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따금 찾아올 너를 반길 수 있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


웃으며 씩씩하게 지내는 일


짙은 어둠 사이 떠오른 달을 보며

같은 하늘 아래를 감사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