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나와 살며 축구를 보고 있으려니 한국인의 뜨거운 피가 끓는 건 당연지사. 우리 아이들에게도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자랑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 친구들 앞에서도 우리가 어느 나라에서 왔고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소개하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이곳에서도 음력설은 제법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미국 친구들이 흔히 알고 있듯 Chinese new year이 아니라 Lunar new year이라 열심히 고쳐준다. 아침부터 애국심에 가득 찬 한국 아줌마는 바빴다.
오전엔 한복 입고 애들 학교에 가서 한국의 설 문화를 알려주는 일일 교사로, 오후엔 카운티에서 있었던 Lunar new year 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러 다녀왔다.더 이른 시기에 이민을 나온 것이 아니라 비교는 안되지만, 요즘은 놀랍도록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고 잘 알려져 있다.
20년 전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을 다니면 어김없이 "North? South?"를 물어왔는데 적어도 워싱턴 D.C. 근교 거주 미국인들은 그 정도 수준의 질문은 하지 않는다. 많은 친구들이 한국의 문화에도 언어도 음식에도 무척 관심이 많다.그저 BTS와 K-드라마들과, 코스트코에 가득 찬 쌤성과 엘지에 감사하다. 아 그리고 도로에 가득한 현대 KN(로고 어쩔) 차도. 이래저래 마음 한 편 뿌듯함과 국뽕이 차오른다.
엄마 떡국이 먹고 싶은 설날 아침이다.귀한 우리 아이 셋 그리고 뱃속에 품은 꿈 꾸는 푸른 용까지, 자부심을 가지렴 아가들아. 그리고 모두 Saehae bok mani baduseyo!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