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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삐 Jun 27. 2022

결혼식 말고 우정식 할래

다양한 식구들

정과 사랑의 구분이 어려운 나에게는 사회적으로 부르는 연인이라는 호칭에 육체적인 관계만 포함되는 것 같다는 생각한다. 주로 내 고민에 대해서 연인에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친구들과 더 많이 이야기했다. 정신적 지지는 친구들에게 더 얻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이 아닌 깊은 우정을 축하하고 싶다. 결혼식도 비혼 선언식도 아닌 우정식을 하고 싶다. 검은 타투 파란색 될 때까지 홀홀 같이 늙어가고 싶다. 


우정식에는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청바지와 청재켓, 10홀짜리 비건 워커를 매치해서 입고, 서로에게 반지가 아닌 같이 쓸 좋은 가구를 선물해주는 증정식을 성대하게 치러보고 싶다. 우정 앨범도 한번 날 잡고 출사를 나가보고 싶다. 그 자리에 두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서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과 주기적으로 가족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앨범에 유치하게 걸어둬 보고도 싶다. 그 사진을 타투 많은 할머니가 되어 다 같이 펴보며 홀홀홀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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