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메아리 - 화장터에서 마주한 삶의 이유
어릴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발인 날, 친구와 함께 길을 나섰다.
이제는 작은 관 안에 계시는 친구의 아버지.
화장터로 향하는 리무진 차안에 모셔두고,
나도 차에 올라 화장터로 향한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이제는 재로 돌아갈 육신.
사후라고는 하지만 생각만해도 너무 두려웠던 화장이
지금은, 영혼이 한 평생 입고 있던 육신을 내려놓는 일처럼 보였다.
마치 오래 입어 더는 걸칠 수 없게 된 옷을 벗어두듯.
생을 마감한 육신도 그렇게 태워 소멸된다고 생각하니
그렇다면, 육신을 벗은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스스로가 삶을 살아갈 육신을 선택할 수 있다면,
왜 '나의 영혼'은 '내 삶과 육신'을 선택했을까.
더 풍요롭고, 더 자유롭고, 더 빛나는
삶의 선택지도 분명 있었을 텐데.
내 영혼은 나를 통해 이 한 생애에 무엇을 살고자 했을까.
육신이 아닌, 영혼의 삶을 생각하자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묻게 된다.
나를 통해, 내 영혼이 살고자 하는 삶.
지금처럼 흘러만 가다
그렇게 저무는 삶은 분명 아닐 것이다.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려 애쓰고,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하며,
고요와 소박함을 사랑하고,
신의 존재를 믿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주 실천하지 못하고,
여전히 작고,
때로는 자극에 흔들리고,
게으름에 기대기도 한다.
내 영혼은 이 모든 흔들림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영혼 하나를 만들어보고 싶지 않았을까?
오늘, 비로소
내 안의 신성을 어렴풋이 느꼈다.
이제는
육신이 사는 삶이 아니라
영혼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조용히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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