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스미다 - 강릉 헌화로
간혹 여행은 예상하지 못했던 도파민을 건네기도 한다.
만설을 꿈꾸던 겨울 끝자락의 무등산이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의 투명한
동해 바닷길이 될 것이라고는
아마도 우리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바닷길에 봄꽃들이 만개하여
길 위에 헌화되었다면
“헌화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듯싶지만
거친 바람이 일궈낸
물결 위로 부서지는 햇살은
조각조각 바다 위에 흩뿌려져
윤슬처럼 빛을 내어
우리가 걷는 길
걸음걸음마다 눈부시게 헌화하였다.
길가에 해삼 향 가득한
좌판 하나라도 있었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동해 어느 방파제 한구석에 누워
아직도 취해 있었으리.
무려 20여 리의 바닷길 여운은
소주잔과 잔이 쌓여
숱하게 머리가 잘려나가 쌓인
술병들의 키를 알 수 없을 만큼이나 깊어져 갔다.
깨어보니 다시 영하의 날씨다.
어제의 하루가 마치
일장춘몽 같이 느껴지는 날씨지만,
가슴속 온기는 지워지지 않으리.
곧 따뜻한 바람이 불어
온 산하가 꽃으로 만개한 계절이 오면,
내 인생 아름다운 또 한 번의 계절 속에서
술잔에 꽃잎 띄어 다시 만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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