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설렘

일상의 아늑함 - 평온 속의 설렘

by 감지




기실, 일상은 생각보다 많은 위안을 준다.

그것은 여행이 선사하는 낯섦의 설렘과 흥분, 기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이다.


편안한 시간에,

편안한 공간에서,
이미 익숙한 것들—읽던 책, 좋아하는 음악, 늘 손에 쥐고 다니는 휴대전화—과 함께,
혹은 편안한 사람들과—혼자여도 좋다—마주할 때 찾아오는 평온함.


여행은 늘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만,
일상의 평온 속에는 예기치 않은 파장이 없다.
기껏해야 뜻밖에 지인을 마주치는

작은 균열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주말인 오늘,
나는 그렇게 고요한 일상 속에서 따뜻한 위안을 얻고 있다.
어젯밤 다툼으로 끝난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를 되짚어 보니,
나는 혼자인 삶에 익숙해져

현실의 간섭으로부터 나도 모르게

물러나 지내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경쟁과 도리, 체면과 같은 사회적 예절들을 외면한 채
혼자만의 자유에 흠뻑 취해 있던 건 아닐까.
무엇이 옳은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사회성’이나 ‘책임’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원치 않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강요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직장에서의 역할과 의무는 그만한 보상이 있고,
그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삶에 녹여 살아가고 있으니
불평은 없다.


요즘의 나는 혼자이기에
누군가를 챙길 일도 없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 또한 단출하다.


그래서인지
‘calm’이라는 단어와 그 분위기가
유난히 오래 마음에 머문다.


그저 고요히, 그렇게.
오늘 오후도
카페 한켠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 속에 묻힌 글자들을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이 평온 속에서도
여전히 설렘을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어쩌면 내가 찾는 것은
더 이상 무언가를 증명하거나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고요함 안에서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작은 떨림들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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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