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해냈다고 해서, 늘 괜찮았던 건 아니다

by 황수민

해냈다고 해서, 늘 괜찮았던 건 아니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
루틴을 지켰고, 몸도 달라졌다.
사람들은 말했다.
“진짜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늘 마음 한쪽이 허전했다.

몸은 바뀌었는데, 마음은 그대로인 것 같았다.
그게 이상했다.

사실 운동은 나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마음이 복잡하고, 무너질 것 같을 때
나는 무작정 몸을 움직였다.
꾸준히 무게를 들고, 식단을 지키고, 땀을 흘리며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약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기뻤지만, 허전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이럴까?”
목표는 이뤘는데, 마음은 계속 묻고 있었다.

운동은 분명 나를 지탱해줬다.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은 늘 한 발 늦었다.
나는 마음이 어디쯤에 있는지도 모른 채
계속 자신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러다 요가를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스트레칭이었지만
조금씩 호흡을 느끼고, 몸을 내려놓으며
처음으로 ‘괜찮지 않아도 된다’는 감정을 배웠다.

요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다.
무게도 없고, 성과도 없고,
그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

그 전까지의 나는
늘 ‘해내야만 괜찮다’고 느꼈다.
하지만 요가를 하며 처음으로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마음을 알게 됐다.

이 책 은 그 사이에서 흔들리던 나를 기록한 이야기다.
해내기만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이제는
‘잘 해낸 나’뿐 아니라
‘지친 나’, ‘멈춘 나’도
받아들이기로 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