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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Nov 01. 2020

글 쓰기를 시작하는 첫 발걸음

매일 수 천 가지를 생각하고, 이튿날에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면...

때는 대학교 2학년 시절, 나는 가까운 친구로부터 잦은 충고를 들었었다. "니 치매냐?"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귀띔으로 들었던 것  같다. 아마 치매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얘기라고 생각했기에 무심했던 것 같다. 그 얘기를 여러 번 듣고 나니 스스로 기억력을 의심하고, 결국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기억력이 안 좋다는 것을.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치매 정도의 수준은 아니니 건망증이라고 해두자. 이러한 나의 건망증은 군대에서도 여러 가지 해프닝이 있다. 분명히 누군가는 나에게 얘기 해준 일을 내 기억에는 없다. 상대방은 분명히 나에게 알려줬다 하고, 나는 분명히 들은 적이 없다고 하고, 누가 진실인지 모르지만, 나는 속으로 나보다는 상대방의 말이 더 신뢰가 갔던건 사실이다.  물론 티는 안 냈지만...    



올해 초 나는 이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냈던 시간들이 참 많았었던것 같다. 이번 학기에 수업은 없고 논문 하나 여서 그런지 더욱더 나를 놓았다, 아마 격력히 놓았던 것 같다. 이별의 후유증은 참 질기고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한창 힘들어하고 있을 시절, 대학교 사진동아리 때 알게 된 친구를 만나 이별의 하소연을 풀어났다. 그 친구의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듣고 나는 서서히 다시 정신을 차려갔다. 아마 정신 차리는 시간도 짧지는 않았었던것 같다. 친구란 자신의 옷차림을 한번 더 점검하는 현관 거울처럼 자신을 한번 더 다시 보게 만들어 주는 존재인 거 같다. 그들은 내가 보지 못하는 세심한 것들을 보고 알려준다. 이 친구 역시 나의 기억력 문제를 짚어 주었다. "너 병원 한번 가봐, 아니 진짜 한번 가보라니깐". 어떤 질병이든 조기에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 또한 한번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별을 극복하는 중(?)이다. 아마 이미 끝난 건지도 모르겠다. 언제 끝났는지 모르면 그게 끝났다고 봐도 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일이 나의 발전에 기여하는 그 무엇인가를 찾는 도중에 글 쓰기란 참 매력적인 일이라고 느꼈다. 얼마 전, 약 11년 전에 떠난 유학생활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짐 정리를 하면서 여러 추억들이 깃든 물건들을 발견 했다. 일전에 초등학교때 부터 모아 왔던 나의 학창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은 손편지, 하루하루 쓴 일기, 생각들을 적어 놓은메모 등을 보면서 스스로 글을 자주 써왔던 것을 깨달았다. 막상 하나하나 모아보니 여러 권의 메모장들이 겹겹이 쌓였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머릿속의 수 천, 수 만 가지의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앞으로 여러 좋을 글들을 읽으면서 나의 글도 성숙해지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원하며 힘찬 첫 발걸음을 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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