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insing Oct 11. 2018

아순시온의 밤

#47. 남미 출장의 불길한 서막이 오른 그날 밤

서울에서 일주일간 일을 해야한다 해서 싱갚 - 서울을 이동했다가 서울에서 남미 출장일정이 잡혀 서울 - 프랑크푸르트 - 상파울루의 여정을 거처 브라질에 도착했다. 

브라질에서는 파라과이 일정이 잠시 들어 있어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파라과이로 향한다. 

▼ 아침 6시40분 비행기여서 아침 4시반부터 일어나 이동한다. 
상파울루의 과룰료스 공항에 모여 이렇게 생긴 아침을 먹고 비행기를 탄다. 

▼ 예전에 브라질의 TAM항공이 다른 항공사들과의 합병을 거처 LATAM이라는 대형 항공사로 거듭났고, 이 항공사를 이용해서는 상파울루 - 아순시온 (파라과이 수도) 여정을 소화한다. 


이제는 아주아주 예전의 일이 되었지만 내 아이가 어릴 때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채면 차에 태워서 1-2시간 드라이브를 한 일이 있었다. 드라이브가 끝나면 아이는 여지없이 잠에 들곤 했었는데 이번의 짧은 비행은 마치 아기를 재우기 위해 떠나는 드라이브같은 비행이었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두시간여 후인 6시40분에 상파울루를 출발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니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 얼마나 잤을까...

비행기는 아주 가볍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그런데 파라과이의 활주로의 특이한 점은 일단 차량들이 다니는 도로를 비행기 활주로와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비행기는 차들이 다니는 도로의 한 켠에 사뿐이 내려 앉았고, 옆에 지나다니는 차들과 함께 비행기는 착륙했고, 서서히 탑승객을 내릴 공항동으로 이동했다. 정말 너무나도 신기한 광경이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공항동으로 이동하는 비행기는 완만한 경사를 거쳐 지하 격납고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하 격납고라니 더욱 신기한 광경이었다. 

비행기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짝짝짝 큰 소리를 내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 시끄러운 박수소리에 눈을 떴다. 

비행기는 파라과이의 수도인 아순시온에 있는 Silvio Pettirossi 공항에 착륙한 모양이다. 창밖을 보고는 혼자 피식 웃는다. 

차가 주행하는 길에 착륙을 하는 비행기가 어디 있으며 지하 격납고로 향하는 비행기는 또 어디 있단 말인가? ㅎㅎㅎ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하자마자 연일 계속 회의를 하다가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아침 비행기를 타고, 정신없이 자다가 꾼 한바탕 꿈이었다. 


▼ 사업 파트너들과 만나 매우 심각한 얘기를 주고 받는다. 

파트너팀은 정돈된 젊은이들이 모인 팀이었고, 이곳 사정에는 정통한 프로들이었다. 그리고 다들 카톨릭 신자들이어서 누군가의 대부고, 누군가의 대모인 사람들이었다. 

너무나도 진지한 회의를 마치고 2016년 남미 50위 레스토랑에 빛나는 이곳의 Tierra Colorada라는 이탈리아 식당을 찾는다.  

▼ 메뉴는 스페인어라 모리겠고..

구글 번역기의 사진기 모드를 돌려서 대충 파악하고 가장 먹음직스럼 놈을 주문한다. 

▼ 이름 모를 음식들에 연신 탄복을 하면서 그릇을 비운다. 


마지막 저 초콜릿에 싸여 있는 안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었고, 기가 막히는 맛이었다. (난 아직도 저 음식의 이름은 모른다.)

▼ 다시 UN이 이곳에 열어놓은 이곳의 월드 트레이딩 센터에 가서는 회의를 계속한다. 

우리나 파라과이 사람들이나 출장에 같이 간 브라질 사람들이나 오랜 회의에 모두들 얼굴은 빨갛게 달아 올랐다. 
월드 트레이딩 센터의 옥상에서 바라본 아순시온의 구 시가지는 아주 운치있는 모습이었다. 

▼ 점심을 너무나도 헤비하게 먹은지라 간단하게 맥주나 마시자면서 브로어를 찾았다. 현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서 즐거운 얘기를 나눈다. 

▼ 점심을 헤비하게 먹었다면서 그들이 주문한 것은... ㅎㅎㅎ


피자다 ^^

아주아주 맛있는 피자였다. 

▼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간 것이 밤 12시반이니... 


일어나서 지금까지 벌써 20시간이 지났다. 

더 멋진 일은 아침에 브라질로 돌아가려면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해서 새벽 4시에 로비에서 만나자면서 모두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이런 방에서 혼자 자는 건 정말 낭비다. ㅠ

이 호텔은 공간의 유용한 활용 따위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만들어진듯한 호텔이기도 했다. 

▼ 새벽4시..


다시 일어나 브라질 상파울루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혹시 상파울루의 과룰료스 공항에 도착할 때는 물 위에 착륙하려나? 하는 생각을 하며 빙긋 웃고, 길게 뻗어 잠을 청한다. 

By 켄 in 아순시온, 파라과이

매거진의 이전글 싱가포르 귀환과 비빔국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