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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희 Oct 13. 2023

자유가 멈춘 하루들이 모이면 자유를 쟁취할 수 있을까?

온라인셀러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과정 1

멈춘 하루들이
자유를 쟁취할 수

모든 자유가 멈춘 삶  

화살표 방향등은 켜져 있는데 주변은

고요하면서도 까마득하다

지금 내 하루의 시계가  그러하다

어둡지만 온전히 스스로가  택한 길이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당장 24시간 내에서 자유를 삭제시켰다



작년부터 이어온 온라인으로

수익화를 해보겠다는 열정만을 품은 채

블로그를 키워 수익화를 해보겠다

인스타계정을 키워 모임을 만들겠다

해외구매대행으로 대량등록해 보겠다

여러 가지 온라인 수익화를 도전해 왔었다

녹록지 않은 건 알았지만 가혹할 만큼  

노력에 비해 수익화는 제로였다.

그 대가는 기운 빠지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렇다면 이미 수익을 내는 사람을 찾아

배워보자라는 생각에 강의를 찾아 듣곤 했다

정말 희한했던 건 "할 수 있겠다! 하고 싶다"

마음에 이끌려 관련 강의들을 듣고 나면

"내 길이 아니야"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결국 강의를 듣고 얻은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구나”를 깨닫고

포기하는 것뿐

그렇게 현실을 직시했더니 이미 포화상태인

스마트스토어, 쿠팡에서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어떡하지? 나는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 같아"


그렇다고 물건을 사입해서 판매할,

기가 막힌 상세페이지를 만들 자신도 없었을뿐더러

광고비 지출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또한 이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할 배짱도 없었다



그렇게 방황하는 시간을 흐르고 흘러만 갔다.  

그때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더 이상 강의는 듣지 않겠다고 스스로 선언했고  

이 플랫폼에 대한 강의 또한 없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고독한 독학의 길로

걸어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때부터 자유의 멈춤이 시작되었다

밥을 먹고 자고 집안일과 아이들 돌보는 이외의

시간을 모두 투입하여 "매출을 최대한 많이 일으키자"

단 하나의 화살표등만 켠 채로

앞으로 나가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전진하다 보니

월매출 3000만 원까지 찍게 되었다.



말로만 떠들어대던 남편퇴사라는 목표가

성큼 한 발짝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덕분에 양치기 아내 타이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콧방귀만 뀌고 웃고 넘기던 남편이

내가 하는 일에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주문 1건으로 여유를 부리던 때와는 다르게

6~7시간 이상의 주문처리로 허덕이는

일상으로 바뀌면서  

모든 시간이 네모난 노트북 안에 갇히게 되었다

이 모든 문제는  도매사이트에서 소싱을

한 것이 화근이었고

부족한 내 일처리 능력도 한몫했다

주문한 건 한 건마다 하나씩

 연락처 주소를 입력했어야 했으니까

 그 시간이 어마무시했다

주문처리가 끝이 아니다

 운송장까지 나오면 입력해야 했다

여기에 반품처리, CS까지..

마지막으로 여기에 소싱, 상품등록 하는 일도

게을리할 수 없었다.

 점심 먹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여서

끼니를 거를 때도 많았다

그렇게  주문처리가 일상의 시간들을

갉아먹고 자유는 제로가 되었다


분명히 날짜를 가고 있는데

반복적인 일들로 시간을 소비했더니

혼자서만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스타 계정관리

사람을 만나는 약속

 책한 장 읽는 시간

나를 돌보고 가꾸는 시간

등등은 하나씩 삭제되고 있었다



온라인셀러라면 누구나 꿈꾸는

 "매출 월 1000만 원"

매출 월 1000만 원을 달성하고도

바빠서 월 1000만 원이 넘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뭔가 잘못된 거 같다고는

생각을 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한건 한건의 주문이 소중했기에

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금 당장 주문이 들어오는 것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깨달았다

아이 키우면서 집구석 식탁에 앉아

매출 3000만 원을 낼 수 있는

이런 매력적인 일이 또 있을까?


노트북 하나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내 적성에 이리도 잘 맞는 일이 있었나?


그리고 내 직업은 온라인셀러가 맞지?



작년에는 이것저것 시도하는 정체성 없는

경단녀 N잡 꿈나무였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온라인셀러라는 직업

정체성이 만들어졌다



자유를 off 하고 살다 보니

어느새 2023년의 끝자락에 온 지금

더워서 기진맥진했던 여름날은 온데간데없고

쌀쌀한 기운을 피하고 싶어서

이불 안으로 스며들고 싶은 가을이 되었다


계절이 바뀌어도

오늘도 나는 자유는 잠시 내려놓고

자유를 쟁취하는 그날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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